매일신문 로고. 매일신문 제공
대구·경북지역 종합일간지 매일신문 기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사태를 옹호하는 등 지나치게 편향된 자사 기사 논조를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기자협회 매일신문지회와 9개 기수 기자들은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매일신문이 윤 대통령 결사옹위의 첨병이 됐다”며 “정치 이슈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기보다는 편향된 보도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신문지회는 “객관, 이성적 분석 보도와 발제는 실종됐다”며 “이미 마감된 기사에 불확실한 내용, 근거가 부족한 지적을 덧붙인 탓에 원 기사를 쓴 기자들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막내 기수인 60기는 “‘나는 매일신문이랑 스카이데일리밖에 안 봐’란 응원 한 마디를 한남동 집회를 취재하다 들었다”며 “힘이 나기는커녕, 매일신문 생활을 울적하게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국장단의 논조와 맞지 않은 기사는 삭제되거나 수정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48기는 “납득하기 힘든 온라인 기사 삭제 및 배치 요구가 빈번히 이뤄지면서, 기자들의 자율성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며 “기사 제목도 윗선의 눈치를 봐야 한다. 급기야 자기 검열에 이른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했다.
계엄 사태 이후 열린 매일신문 독자위원회에선 ‘언론사가 아니라 마치 선전·선동 기관지 같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그들의 심리적 방패 역할을 하는 것에 지면을 할애할 것은 아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매일신문지회는 “국장단의 ‘지역민 정치 성향을 고려해 편파적으로 보도할 수밖에 없다’는 발언은 상당히 무책임하다”며 “국장단은 지금 당장 불통과 독선을 벗고, 구성원 앞에 서서 소통하고 설득하라”고 했다.
이춘수 매일신문 편집국장은 지난 11일 저녁 사내 게시판을 통해 “신문제작 방향과 관련해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며 “신문사 구성원들의 협업을 통해 지면이 탄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자 여러분들의 의견을 존중한다. 향후 지면 제작에 참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