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 양의 빈소가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 빈소에 김양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유족 측은 "다시는 제2의 하늘이가 발생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아이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전=뉴스1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8살 여아를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라며 "이번 사건의 본질은 가해자의 공격성과 잔혹성, 그리고 철저히 계획된 범죄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표 소장은 1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울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가해자의 선택"이라며 고 지적했다.

"흉기 준비 등 우발적 아닌 계획 범죄"

앞서 지난 10일 오후 40대 초등 교사 A씨는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에서 김하늘(8)양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당일 학교 인근에서 흉기를 구입했으며 어느 아이든 같이 죽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늦게 하교하던 김양에게 '책을 주겠다'고 하며 시청각실로 유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표 소장은 △흉기를 미리 구매하고 △피해자를 특정하고 △시신 유기 방식까지 고려한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고 짚었다. 그는 "흥분 상태에서 본인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에 나타나는 '오버킬(과잉 살해)'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고 분석했다. 이 같은 공격성으로 볼 때 처음 발견한 하늘양의 할머니에 대해서도 자칫하면 공격을 가했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지난 10일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A양이 교사에 의해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범행이 발생한 학교에서 같은 학교 학생들이 A양을 추모하고 있다. 뉴스1

표 소장은 심신미약 감형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심신미약 감형이 적용되려면 범행 당시 가해자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였어야 한다"며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가해자가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하고, 특정 피해자를 노리지 않은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다는 점에서 "고 설명했다. '(여교사가) 흉기는 아이 죽이려고 그런 게 아니었다. 나 자해하려고 그런 거다'고 말했다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변명이고 합리화"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사의 정신 건강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표 소장은 "일정 수준 이상의 정신 건강 문제를 가진 교사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모니터링과 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다"며고 강조했다.

현재 경찰은 A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표 소장은 "법률상 공개 대상에 해당한다"며 "유사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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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박지윤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