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렇게 해서 철강과 자동차, 반도체까지 우리 핵심 수출품목도 관세 전쟁의 직접 영향권에 들게 됐습니다.
관세 부과에 따라 우리 수출품목의 가격 경쟁력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치명적인 문제점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격 협상할 정상급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겁니다.
이어서 장슬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국내 철강 업체가 미국에 수출하는 열연강판은 1톤에 90만원대입니다.
차량 등에 주로 쓰이는데, 25% 관세가 붙으면 112만원선까지 가격이 올라 110만원대인 미국산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263만톤으로 묶여 있던 수입 쿼터제가 없어지는 건 호재일 수 있지만, 판매는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한아름/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위원]
"미국 국내 업체들이 관세를 레버리지(지렛대) 삼아서 생산 가동률을 높여서 생산을 늘리는 경우에는 그만큼 수입산 철강에 대한 수요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차량 수출은 타격이 더 큽니다.
현재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산 자동차는 연간 141만대, 픽업 트럭을 제외한 일반 차량은 한미FTA에 따라 관세 없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가가 오른 철강에 자체 관세까지 붙으면 시장 점유율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권용주/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FTA) 재협정이라든가 이런 거 없이 (관세를 부과해) 수입되는 완성차의 가격 부담을 주겠다는 거잖아요. 우리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탑다운' 방식의 '딜'(거래)을 주고 받는 것 밖에는‥"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의약품 역시 관세가 붙으면 판매 이익이 크게 줄어듭니다.
미국 현지에 생산 공장을 세우는 등 장기 대책 외에 남은 한달, 면밀한 협상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 (음성변조)]
"반도체를 미국에 파는 건 많지 않지만 그런데 미국 (반도체) 장비를 우리가 더 많이 사요. 우리 정부가 외교적으로 미국에다 얘기하는‥"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 방침이 나오자 정상들이 직접 나서 관세 부과를 한달 미루기도 했습니다.
호주의 앨버니지 총리는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예외가 없다던 철강 관세에서 '면제를 고려하겠다'는 답을 얻어냈습니다.
문제는 정상급 대화를 선호하는 트럼프를 상대로 직접 협상에 나설 컨트롤 타워가 우리에겐 없다는 점입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기업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아직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도 못했습니다.
[최상목/대통령 권한대행]
"트럼프 정부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구축하고 대외 정책공간을 넓히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KDI는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 등을 반영해 올해 우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6%로 크게 낮췄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편집 : 김지윤 / 그래픽 : 김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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