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교수 책 ‘양심’ 추천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비양심’ 비판
윤석열 대통령의 ‘비양심’ 비판
문재인 전 대통령이 7일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자택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의 저서 ‘양심’을 읽으며 “개인적 양심과 사회적 양심을 함께 생각해 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양심’을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 교수의 ‘양심’은) 한국을 대표하는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의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 300여편 중 ‘양심’이라는 키워드와 연관된 7편을 선별해 방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까지 글로 새롭게 풀어낸 책”이라고 소개하며 “이제는 진부해진 것 같았던 ‘양심’이란 말이 최근 우리 사회를 통렬하게 찌르고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그 중) 하나는 노벨상 수상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울린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라며 소설 속 소년의 말을 전했다.
“군인들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상한 건, 그들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무엇인가가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문 전 대통령은 “양심은 16살 소년이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압도적인 국가 폭력과 불의에 맞설 수 있는 힘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다른 하나는 바로 지금 벌어진 또 한 번의 거대한 국가 폭력과 불의”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언급했다. 문 전 대통령은 “권력자들이 더 큰 권력을 움켜쥐고자 민주주의를 유린하고서도 그저 책임을 모면하려고 후안무치하게 거짓말을 늘어놓는 비양심의 극치를 온 국민이 목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극적으로 교차하는 양심과 비양심이 우리에게 양심이란 게 뭔지, 너는 어떤 사람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계엄·탄핵 사태를 보면서 자괴감이 이루 말할 수 없어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라며 대통령 재임 시절 윤석열 검사를 검찰총장으로 발탁했던 데 대해 “두고두고 후회했다”고 말한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문 전 대통령은 “최 교수는 양심을 ‘차마… 어차피… 차라리…’ 라는 말로 표현한다”라며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어차피 먹을 욕이라면, 차라리 화끈하게 덮어써 보자는 속셈으로 참여하게 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최 교수가) 동강댐 건설 반대, 호주제 폐지 운동, 4대강 사업 반대, 제돌이 야생방류 운동 등에 참여하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지난 정부에서 코로나 일상회복지원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그(최 교수)는 공평이 양심을 만날 때 비로소 공정이 된다고 말한다”며 “키 차이가 나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의자를 나눠주는 것은 공평이지만, 키가 작은 이들에게는 더 높은 의자를 제공해야 비로소 세상이 공정하고 따뜻해진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