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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 부과
"예외나 면제 없이 25% 적용한다" 발표
사진=연합뉴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만에 백악관으로 복귀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 전 세계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에 불리한 무역을 바로잡겠다는 이유로 ‘관세 인상’ 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임기 내내 관세를 무기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은 향후 4년간 계속된다. 관세 인상 언급 이후 환율은 물론이며 채권·비트코인·원자재·유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트럼프 리스크’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가 줄곧 주장해온 ‘보편 관세’ 카드는 아직 꺼내지도 않았다.
◆ 불확실성에 일희일비하는 시장트럼프가 ‘관세 25%’를 처음 언급한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대선 승리가 확실시되자 첫 번째 행정명령 중 하나로 멕시코와 캐나다의 모든 제품에 관세 25%를, 중국에는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했다.

관세 인상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지난 2월 1일 미국의 국가안보와 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캐나다, 멕시코,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공표하면서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30일 유예했지만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증권업계에서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이후 관세에 대한 내성이 생겼다면서도 여전히 가장 불확실성이 큰 정책인 만큼 시장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달러화는 요동치고 있다. 무역전쟁 우려가 심화하자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지난해 10월 100 초반에서 거래됐지만 당선 이후 최근까지 지속 상승하며 올해 초 110을 돌파했다. 관세 부과를 공식화한 이후 전 거래일 대비 0.5%p 상승한 108.4를 기록했지만 관세 협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 보합권으로 내려왔다.


캐나다 달러, 멕시코 페소는 급락했다. 캐나다 달러는 2003년 이후 최고 수준인 달러당 1.4755 캐나다 달러에 근접했고 달러·멕시코 페소 환율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21페소 선을 돌파했다. 중국 위안화 역시 역외 거래에서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한국도 영향을 받았다. 원·달러 환율은 설 연휴 직전 1430원대에서 2월 3일 1450원대로 단숨에 20원가량 올랐다. 달러 강세로 인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급락한 영향이다.

반대로 위험자산 투자 심리는 위축됐다. 트럼프 발표 직후인 2월 3일 뉴욕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S&P500은 전 거래일 대비 0.50%, 다우지수는 0.75% 내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28%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29% 떨어졌다. 장 초반부터 급락했지만 멕스코에 대한 관세 유예가 결정되며 낙폭을 줄인 결과다.

다만 미국의 관세 정책이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은 “2025년 코스피 기업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작년 고점 대비 15% 감소할 것”이라며 “향후 이익추정치가 15% 추가 감소해도 한국 기업의 이익은 전년 대비 플러스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 증시는 이미 관세 우려를 충분히 반영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원유도 위험자산이다. 1월 31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27% 내린 72.5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80달러에 육박하던 1월 초와 비교하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다. 1월 말 10만 달러대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9만 달러 선으로 내려앉았다. 2월 2일 9만9600달러로 하락한 이후 소폭 올라 다시 10만 달러를 찍었으나 4일 다시 떨어지며 9만70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관세는 미국에도 부정적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멕시코·캐나다에 25% 관세 부과 시 트럼프 대통령 임기 4년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000억 달러(약 290조원) 감소할 전망이다. 2026∼2029년 미국의 성장률은 매년 0.2%p 낮아지고 올해 물가도 0.43%p 오를 수 있다. 실제 미국은 원유 수입량의 60.3%를 캐나다에 의존하고 있고 두 번째 국가는 멕시코(6.9%)다. 관세에 대한 우려가 물가에 선반영될 가능성도 크다.

이 문제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으로 이어진다.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경우 다시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들 수 있기 때문이다.
◆ 한국, 보편 관세보다 품목 관세’가 더 문제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트럼프가 대선 공약으로 언급한 ‘보편 관세’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 이어 독일 등 유럽 국가들에 대한 관세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아시아 지역은 그다음 타깃으로 관측된다.


보편 관세가 부과된다면 현재 부과되고 있는 품목별 관세율에 보편 관세율을 더해 과세하는 방식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닉슨 정부도 1971년 8~12월 10% 보편적 기본관세(10% ad valorem duty)를 유사한 방법으로 부과한 만큼 당시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무역적자국 순위권에 든 국가를 중심으로 관세를 부과한다고 해도 한국은 피할 수 없다. 지난해 미국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 규모(556억 달러, 통관 기준)를 고려하면 충분히 관세율 인상 대상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이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 부과할 경우 한국의 수출이 최소 174억 달러(약 25조원), 최대 191억 달러(약 28조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대 448억 달러(약 65조원)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출 감소는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며 이 문제는 고용 감소로 번진다. 증권업계에서는 보편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 수출의 5%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총수출액은 6838억 달러다.

더 큰 문제는 품목별 관세다. 10일(현지시간) 예고한 대로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1월 31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2월 중순부터 반도체, 의약품, 철강, 알루미늄, 구리, 석유 및 가스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핵심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산업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고 미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비중이 7% 수준에 그친다는 점에서 관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철강과 석유는 다르다. 가격 경쟁이 치열한 산업으로 꼽힌다. 전 수입품에 대한 보편 관세 부과는 타 국가의 수입품에도 함께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국 기업이 받게 될 타격은 제한적이지만 품목별 관세는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특히 철강 관세가 올라가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이는 한국 기업의 점유율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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