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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에서 흑염소로” 보신탕집 풍경이 바뀐다
개식용종식법 통과에 흑염소 축산·유통시장 성장
프랜차이즈 업계도 흑염소 보양식 브랜드 시작


개고기 중심이었던 건강 보양식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오는 2027년 ‘개식용 종식법’(개의 식용 목적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계도 기간에 접어든 지 반년 만에 나타난 변화다. 오리탕이나 백숙, 복국 등 다양한 대체 건강식 대안이 있지만 기존 보신탕을 대신한 음식으로 흑염소가 떠오르면서 프랜차이즈 업계도 발 빠르게 관련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요식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한식 프랜차이즈인 ‘본죽’의 운영사 본아이에프는 흑염소를 활용한 보신 전문점 브랜드 ‘본흑염소·능이삼계탕’을 선보였다. 지난달 흑염소능이삼계탕 1호점을 서울 방배동에 직영점으로 개장한 것이 시작이다.

메뉴는 흑염소와 닭으로 구성했다. 흑염소탕, 흑염소전골, 흑염소편백찜을 주메뉴로 가져가되 능이삼계탕, 능이백숙 등도 준비했다. 매장에 흑염소진액도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를 함께하고 있다. 모델로는 트로트 가수 김연자를 선정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본아이에프가 ‘장수자양흑염소’ 등과 같은 상표권을 출원한 것을 두고 개식용 종식법 시행에 대비한 건강 관련 먹거리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전망을 지난해부터 내놓았다. 본아이에프가 대체 보양식 프랜차이즈업에 뛰어든 것은 개식용종식법 시행에 발맞춰 보양식 시장 자체가 변화가 일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건강과 보양을 생각하는 ‘메디푸드’나 ‘케어푸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면서 “보양식 시장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면서 사계절을 아우르는 식재료인 흑염소에 주목했고, 외국산 염소 고기 수입량이 점차 늘고 있다는 통계 자료를 통해 국내 수요가 점차 증가세라는 점을 확인해 이 브랜드를 내놓게 됐다”고 했다.

법 시행 이전에도 사실 개고기 판매는 불법이었다. 식약처가 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원료의 목록을 고시한 ‘식품공전’에 개고기는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식품위생법 제7조에 따르면 법으로 정한 식품원료가 아닌 식품을 판매·제조·조리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진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단속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관습에 따른 음식문화라는 논란도 있었고, 자영업자 위주로 산업이 구성돼 있었기 때문에 생계 문제로 저항이 컸다. 불법이지만 사철탕이나 개고기, 몸보신 등 간판을 단 음식점 영업이 버젓이 이어져 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상황이 좀 다르다. 식약처도 이전과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계도기간인 만큼 업종변환과 관련한 정책 예산을 지원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2027년 2월 법 시행을 기점으로 점검 계획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발맞춰 보신탕 자영업자들도 업종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 망원동의 한 자영업자는 “지자체에 제출한 업종 변경 계획에 따라 반기별로 이행내역이 공지된다”면서 “사회적으로도 좀 더 나은 시선의 업종에 종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개고기를 대신할 흑염소 시장 규모는 이미 성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염소 사육마릿수는 2015년 28만마리에서 2022년 43만마리로 증가했다. 염소 가축경매시장도 늘었다. 원래는 2007년에 개장한 충주축협과 2020년에 개장한 부여축협 두 곳뿐이었는데 지난해 가축경매시장 15곳이 추가로 개장했다.

염소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충주축협에 따르면 2월 기준 염소 암컷의 평균 거래가격은 1kg당 2만원 수준이다. 2018년 만하더라도 1kg당 5000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4배 올랐다.

수요 증가에 따라 수입 염소 고기도 늘고 있다. 호주에서 수입되는 염소 고기는 2019년 1250톤에서 2023년엔 5995톤으로 늘었다. 몽골 염소 고기도 한국 시장 진출의 문을 두드렸다. 염소 고기 수출을 위해 몽골 육가공공장 몇 곳이 식약처의 식육가공품 신규등록업체로 지난해 정식 등록인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요식업계 관계자는 “흑염소는 이미 진액 등 건강기능식품으로서 거부감이 낮은 편이고, 식감이나 조리법, 지방 구성 비율 등이 이전까지 즐겼던 보신탕과 비슷한 면이 많아 시장 안착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흑염소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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