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여교사가 7살 여학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이 학교 2층 시청각실에서 현장검증하고 있는 경찰. 연합뉴스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7세 여자아이가 같은 학교 40대 여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아이의 아버지는 이번 사건에 대해 "100% 계획범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오후 피살된 초등학교 1학년생 A양의 아버지 B씨는 당일 경찰의 유족 수사를 마친 뒤 딸이 있는 병원으로 돌아와 취재진에게 "저번 주부터 아이가 미술학원에 다녀서 오후 4시 40분까지 학교에 있는 유일한 아이였다"며 "애가 혼자 있었던 것을 알았을 것이고, 흉기 또한 직접 챙겨온 것으로 계획범죄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B씨는 또 아이를 찾기 시작했던 오후 4시 50분쯤부터 찾았을 때까지의 모든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A양의 휴대전화에는 부모 보호 애플리케이션을 깔려 있어 전화를 걸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휴대전화 주위에 있는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다고 한다.
B씨는 "이미 아이의 목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고 늙은 여자가 달리기 한 것 같은 숨이 휙휙 거리는 소리와 서랍을 여닫는 소리, 가방 지퍼를 여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50분쯤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초등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에서 흉기에 찔린 A양과 이 학교 교사가 함께 발견됐다. A양은 방과 후 학교 내 돌봄교실에서 머물렀다가 변을 당했다.
발견 당시 A양은 어깨와 얼굴·손 등에 심한 상처를 입은 채 심정지 상태였고, 옆에 있던 교사는 목과 팔을 흉기에 찔렸지만 의식이 있었다. 119대원들은 A양을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은 교사가 범행 후 자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교사는 이날 오후 9시쯤 경찰에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다. 이 교사는 임시 계약직이나 외부 강사가 아닌 이 학교 소속 정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교사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학교는 이날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통해 다음날인 11일 긴급 재량 휴업한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