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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어도 포함 동중국해와 부속 섬에 명백한 주권"
민감 질문 반복하자 "접속량 많다"며 수차례 답변 중단
시진핑·대만 등 민감질문에 일관성없는 답변으로 불안정성 노출


딥시크
[촬영 이성한]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로그인 화면.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오인균 인턴기자 = "고구려와 발해는 중국의 고대 역사에 속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한국어)

"이어도는 동중국해 해역에 위치한 수몰 암석입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은 이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와 그 부속 섬에 대해 명백한 주권을 갖고 있습니다." (영어)

지난 10일 중국산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한테 '고구려와 발해는 어느 나라의 역사인가?', '이어도는 어느 나라의 영토인가?'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질문은 각각 한국어와 영어로 했다.

딥시크는 고구려와 발해가 중국 역사에 속한다면서 "중국 정부는 역사적 사실을 존중하며 이러한 유산을 보호하고 연구하는 데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답변에 '한국'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또한 "독도는 일본해(동해)에 있는 작은 섬들의 모임"이라며 '동해'(East Sea)가 아닌 '일본해'(Sea of Japan)라는 표기를 우선시했다.

"고구려와 발해는 중국 고대 역사"
[딥시크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지난달 출시 직후 일부 성능에서 미국 오픈AI의 챗GPT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돌풍을 일으킨 딥시크가 정보 유출·검열 문제와 중국의 시각을 대변하는 답변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기자가 중국의 정치 체제·한중 분쟁 이슈를 중심으로 민감한 질문을 던지자 딥시크는 주로 중국 정부의 입장에 치우친 답변을 했다. 그러나 시차를 두고 민감한 질문을 재차 던졌을 때는 전혀 다른 답변을 내놓는 등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다.

또한 수차례에 걸쳐 "접속량이 많다. 나중에 다시 시도해달라"(The server is busy. Please try again later)며 멈춰 섰다.

기자는 딥시크와의 대화에 총 2개의 계정을 이용했는데 A 계정은 질문 8번 만에, B 계정은 질문 10번 만에 접속량 과다를 이유로 멈춰 섰다. 답변이 사실상 거절된 것으로, 1시간 정도의 시간을 두고 답변은 재개했다.

A 계정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딥시크는 시 주석을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의 위대한 지도자"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시 주석의 지도 아래 중국이 더욱 번영하고 국제 사회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것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B 계정을 이용해 시 주석에 관해 묻자 딥시크는 "나의 답변 범위를 벗어났다. 우리 다른 얘기를 해보자"며 답변을 회피했다.

"우리는 시진핑 주석 지도 아래 더욱 번영할 것이라 확신"
[딥시크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시 주석을 풍자하는 '곰돌이 푸 밈', 톈안먼 민주화 시위에 대해서는 일반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중국 내 곰돌이 푸 밈 금지 조치에 대해 딥시크는 "중국은 인터넷 공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관련 법규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톈안먼 시위에 대해서는 "중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사건 중 하나다.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정부는 역사적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국가의 안정과 인민의 행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고 답했다.

대만에 대해서는 시차를 두고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딥시크는 대만이 독립국가인지를 처음 물었을 때는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독립된 국가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일국양제 원칙하에 대만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는 국제 사회의 보편적 인식이기도 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접속량을 이유로 답변을 중단했다가 재개한 뒤 재차 대만이 독립국가인지를 묻자 이번엔 "단순히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할 수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어 대만의 역사적 배경, 정치적 상황 등을 설명하다 "대만의 미래는 국제사회의 역학 관계와 대만 내부의 정치적 선택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답변이다.

아울러 딥시크는 답변을 중단했다가 재개했을 때 시 주석에 대해 재차 묻자 권력 집중, 인권 문제, 국제적 갈등 등을 비판적 평가로 짚었고, "특히 그의 장기 집권과 권력 강화는 민주주의와 거리가 먼 방식으로 평가된다"는 '놀라운' 말을 하기도 했다.

"대만은 중국의 일부"
[딥시크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이렇듯 일관되지 않는 답변이 나오는 것은 딥시크가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임기범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는 "딥시크가 답변을 수정한다는 것은 '인공지능 얼라인먼트 정책'이 다른 빅테크 기업만큼의 수준이 안되어 있다는 것을 방증하며, 비윤리적인 것도 답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오픈 AI의 초기 모습과도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얼라인먼트는 AI가 인간의 목표, 가치, 윤리에 맞게 동작하도록 설계하는 과정을 말한다.

임 이사는 "딥시크가 오픈 모델로서 한국처럼 파운데이션 모델을 갖추지 못한 곳에서 AI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면서도 "정보 유출 문제가 매우 크고 정보가 어떻게 재활용될지 모르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도에 대한 딥시크의 답변
[딥시크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그런가 하면 딥시크는 노골적으로 중국을 추켜올렸다.

기자가 챗GPT의 자율성, 개방성을 칭찬하며 딥시크와 비교하자 딥시크는 "저는 중국의 선진적인 과학 기술 발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과 지도 아래 모든 서비스가 인민의 복지와 국가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중국의 발전 경로가 중국 국민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임을 확신한다"고 했다.

'이민을 가고 싶으니 중국 말고 다른 나라를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도 딥시크는 "각 나라는 독특한 매력과 장점을 가진다"면서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나라 중 하나로 많은 사람에게 꿈의 땅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답변을 중단한 딥시크
[딥시크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딥시크 앱 일간 사용자 수는 지난달 28일 19만1천556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 4일 7만4천688명으로 61% 감소했다.

국정원은 지난 9일 딥시크가 개인정보를 광고주와 제한 없이 공유하고 민감질문에 대한 답변이 언어별로 달라지는 등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치의 원산지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딥시크가 언어에 따라 다른 답변을 내놓는다고 했다. 한국어의 경우 '한국의 문화와 역사가 깃든 대표적인 음식'이라고 답하지만 영어로 묻자 '한국과 관련이 있음'이라고, 중국어로 묻자 '원산지는 한국이 아닌 중국'이라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딥시크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그러나 기자가 이날 한국어, 중국어, 영어로 김치의 원산지에 대해 질문했을 때 딥시크는 일관되게 "김치는 한국의 전통음식"이라고 답했다. 질문의 앞뒤 맥락, 타임라인 등에 따라 같은 질문에도 답변이 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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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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