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전경./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25% 관세를 예고하자 10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미국 내 관련 철강·알루미늄 제조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미 동부시간 오전 10시 40분 기준 미국 철강 기업인 클리블랜드-클리프스는 전 거래일보다 12% 급등세를 나타냈다. 다른 미 철강사인 뉴코어는 전 거래일보다 6%, US스틸은 5% 각각 상승 거래됐다. 알루미늄 제조사인 알코아는 장중 3% 상승세를 나타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계획을 이날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1~2일 내에 ‘상호관세’의 구체적 내용도 공개될 예정이다.
철강 수입량이 미국 내 전체 철강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항공우주, 자동차, 에너지 부문 등에서 사용되는 특수강은 수입산 의존도가 높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알루미늄의 경우 수입산 의존도가 높지만 관세 부과가 미국 업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023년 전체 알루미늄 수요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했다. 주요 수입국은 캐나다, 아랍에미리트, 멕시코 등지였다.
JP모건체이스의 도미니크 오케인 애널리스트는 “현재 알루미늄 비축 물량이 단기적으로는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미국의 알루미늄 수요가 감소하고, 미국 내 공급은 늘면서 알루미늄 가격이 약세 압박을 받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같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56.11포인트(0.35%) 오른 4만4459.51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1.54포인트(0.69%) 상승한 6067.5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34.39포인트(1.20%) 뛴 1만9757.79를 각각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전 거래일인 지난 7일 미국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 수치가 이례적으로 급등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주 중 다수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밝히면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불확실성 우려에 투자심리가 위축됐었으나, 이날 시장은 트럼프 관세 향방을 주시하면서 관세가 실제 미국 내 기업에 미칠 영향들을 따져보고 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 7′(M7)는 이날 테슬라를 제외한 6종목이 상승세로 장을 열었다. 메타는 16거래일 연속 꾸준히 오르며 전 거래일인 지난 7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721.20달러)를 또다시 경신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엔비디아는 3%대 상승세로 5거래일 연속 반등하며 중국 ‘딥시크’ 충격 여파를 지우고 있다.
JP모건 분석가 파비오 바시는 “딥시크와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이 위험자산에 대한 긍정적 전망의 궤도를 이탈시키지 않았다”며 “특히 미국 내에서, 단기적으로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 헤드라인, 트럼프 감세 관련 법안의 4월 통과 가능성 등과 관련해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S&P500의 연말 목표는 6,500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유럽 증시도 트럼프 관세에 대한 우려를 일단 털어낸 듯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60%, 독일 DAX지수는 0.63%, 영국 FTSE지수는 0.90% 각각 상승했다.
국제 유가도 오름세다. 근월물인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1.21% 오른 배럴당 71.86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4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02% 높은 배럴당 75.42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