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규명을 위해 ‘명태균 특검법’을 11일 발의하기로 했다. 반복되는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국민의힘의 조직적 반대로 ‘김건희 특검법’이 네차례 폐기되자 수사 대상 가운데 ‘공천 개입’ 부분만 따로 떼어 우선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1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내일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2월 안에 특검법을 통과시키려면 늦어도 내일 발의해야 논의 과정을 거쳐 처리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애초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여부를 지켜본 후 2월 셋째주에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할 계획이었으나, 2월 안에 통과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발의 시점을 서둘렀다고 한다.
‘내란 특검법’ 재의결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명태균 특검법 발의가 내란 특검법 재의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원내 관계자는 “창원지검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명태균만 구속시키고 끝나면 문제가 있다고 봐서 (내란 특검법과) 같이 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여론 환기 차원에서라도 특검법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여당 대선 후보 다수가 명씨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조기 대선 국면에서 명태균 특검법은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원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당도 한동훈 등 당내에서 (명씨로부터) 자유로운 인사들이 있으니 안 받을 이유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