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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메모지를 살펴보고 있다. 김태형 기자 [email protected]

‘용산 출신 친윤석열계 경찰’로 꼽히는 박현수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에 임명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옥중 통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탄핵소추로 직무정지된 윤 대통령이 접견 등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발신해온 것도 모자라, 사실상 인사권까지 행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국민의힘 안에선 “이러다 윤 대통령이 ‘낙점’한 사람이 대선 후보가 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9일, 박 국장 등의 인사와 관련해 “매우 예외적이고 유례없는 상황으로, 내란범 윤석열의 ‘용산 체제’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한 인사”라며 “국가수사본부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등 윤 대통령이 앞으로도 내란 수사권을 가진 경찰에 영향을 계속 미칠 것이 분명하기에, 이번 인사는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 7일 저녁 치안감 이상 경찰 고위직 인사를 발표하면서, 박 국장이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에 임명됐다고 밝혔다. 경찰과 정치권에선 이 인사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 국장이 2022년 윤 대통령 당선 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파견 이후 2년 사이 3계급 ‘고속 승진’을 한데다, 대통령실 파견 이력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 국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국회 봉쇄와 ‘체포조’ 지원 등에 관여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경찰 인사에선, 대통령실을 경호하는 101단 경비단 부단장 출신 조정래 경찰청 치안정보국 치안정보심의관,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에 파견된 남제현 경무관이 치안감으로 승진해, 노골적인 친윤계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미 윤 대통령은 여당 인사들의 구치소 접견을 통해 끊임없이 영향력을 과시해온 터다. 일부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높게 나오면서, 윤 대통령은 고무되고 국민의힘 인사들은 보수층을 의식해 메신저를 자처하며 ‘줄서기’를 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 접견을 원하는 여당 의원은 30~4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10일엔 김기현·추경호·이철규·정점식·박성민 의원 등이 서울구치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최상목 권한대행을 보좌해야 하는 대통령실에도 “국정의 중심이니, 의기소침하지 말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은 동해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경제성이 없다는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반박 자료를 내는 등, 각종 현안에서 윤 대통령 참모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

국민의힘 예비 대선주자들도 윤 대통령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조차, 미-일 정상회담 관련 글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한·미·일 외교, 윤석열 정부가 옳았다”고 썼을 정도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겨레에 “윤 대통령 지지율이 계속 이어진다면, 윤 대통령이 미는 후보가 최종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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