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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영 교수 연구팀, 아시아 최초 자국 문화에 특화된 가족치료모델 개발
“자신의 소통 방식 탐구, 갈등 요소 통찰하며 해결점 찾아야”
“소통과 관계로 인한 갈등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는 모든 문제의 시작점과 같습니다. 독실한 신앙을 가진 사람도 예외가 없어요. 중요한 건 자신의 소통 방식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디로부터 기인했는지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 그리고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해결해나가려는 의지를 잃지 않는 것입니다.”

박태영(64) 숭실대(사회복지학부) 교수는 불통(不通)의 심각성과 소통 회복으로의 과정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4일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30여년간 1500여 가정을 상담하며 치료 모델을 연구해 온 가족치료 전문가다. 가족치료는 개인의 심리적 장애와 문제가 가족 간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여러 부적응으로 인해 생긴다는 점을 연구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집단치료의 일종이다.

박 교수 연구팀이 그동안의 연구 결과들을 집대성해 개발한 ‘한국의 통합적 가족치료모델’은 지난달 가족치료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저널인 ‘패밀리 프로세스(Family Process)’에 게재됐다. 아시아 최초로 자국 문화에 특화된 가족치료모델을 개발한 사례이자, 문화적 차이로 인해 적용하는데 한계점이 있었음에도 수십년간 사용해왔던 미국의 가족치료 이론을 대체할 수 있는 첫 결과물이다.

박 교수는 “치료과정에서 한국의 문화적 특징에 해당하는 효(孝) 한(限) 화병(火病) 같은 요소가 배제된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는데 오랜 기간 임상모델을 분석한 끝에 치료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가족치료 분야의 ‘사이언스’ 또는 ‘네이처’로 불리는 ‘패밀리 프로세스’ 저널에 게재된 건 학자로서 평생 기도제목으로 품어왔던 열매”라고 덧붙였다.

오랜 기간 상담 현장을 지키면서 발견한 시대적 변화상도 치료 모델에 반영됐다. 그는 “상담을 시작한 1995년 당시엔 가부장적 의식과 충돌하는 가정들이 많았는데 2000년대 들어서는 이혼 가정이 부쩍 많아졌고 이후엔 재혼 가정으로 변하더니 2010년대부터는 다문화 가정 비중이 높아졌다”며 “최근엔 자녀 교육 문제로 인한 상담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치료모델의 핵심은 세 가지다. 비효과적인 의사소통 방식, 원가족과의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배우자나 자녀에게 전이되는 것, 유교문화에서 비롯된 효 문제다. 박 교수는 “한국인들은 정서적으로 분화되지 않은 민족성을 특징으로 보이는데 가족 상담을 통해 가계도를 그려보고 각자의 성향을 분석해보면 자신의 소통 방식이 부모와 형제 자매, 조부모와의 경험에 기반을 두고 있음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효를 둘러싼 갈등을 통찰하고 상대방과의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연습함으로써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상담을 의뢰하고 치료 과정을 거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용기를 필요로 한다. 박 교수는 “신앙적 신념이 너무 강해 오히려 상담에 어려움을 겪는 크리스천들도 많다”며 “크리스천들이 문제 상황과 상대방의 소통 방식에 보다 수용적으로 대하고, 힘겹더라도 이 과정 끝에 얻게 될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담에 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한국적 통합치료모델이 인정을 받은 만큼 타 문화권에서도 치료모델이 지속 개발되고 아시아와 세계 각국에서 치료자로서 쓰임받는 것이 소명”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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