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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973년 개발하고, 1985년부터 대륙간거래소(INC)가 관리하는 ‘달러지수’(Dollar Index)는 미국 달러의 상대가치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달러지수는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 통화에 견줘 달러의 가치를 나타낸다. 애초 10개국 통화에 견줘 산출하던 달러지수는 1999년 유로가 통용되기 시작하면서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6개 통화(국내총생산 가중)로 산출하고 있다. 중국, 한국 등 무역상대국 통화가 빠진 것은 약점이지만, 달러의 상대가치를 이보다 잘 나타내는 지표는 아직 없다.

달러지수는 순환 주기가 꽤 길다. 1980년부터 플라자합의(미국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달러에 견줘 일본 엔과 독일 마르크의 상대가치를 끌어올리기로 한 합의)가 있던 1985년까지는 상승기였다. 플라자합의 때부터 1987년 말까지 달러지수는 하락했다. 1995년 4월 주요 7개국(G7) 경제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일본 엔의 평가절하를 유도하기로 의견을 모은 ‘역플라자합의’ 때부터 2002년까지는 다시 올랐고, 인터넷 버블이 꺼진 뒤부터 2008년까지는 다시 약세였다.

상승세 지속하는 달러지수

달러지수는 2014년 4월부터 상승하고 있다. 물론 달러지수가 160에 이른 1985년, 120에 이른 2002년 수준의 강세는 아니지만, 이번에는 상승기가 오래 이어지고 있다. 가까이는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공급 차질이 부추긴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달러 강세를 부추겼고,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도 2024년 9월27일 100.78이던 달러지수를 연말 108.49로 끌어올렸다.

긴 흐름으로 보면, 이른바 ‘미국 예외주의’로 불리는 미국 경제의 ‘나홀로 호황’이 달러를 강세로 이끌고 있다. 일본은 저성장이 고착화된 지 오래다. 독일의 연방정부 자문기구인 독일경제전문가위원회는 2024년 11월1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독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5년간 고작 0.1% 증가했다”며 “제조업 약세와 지속적 성장 둔화는 독일 경제가 구조적, 순환적 역풍에 발목 잡혀 있다”고 밝혔다. 영국은 브렉시트(2016년 유럽연합 이탈 결정)로 큰 타격을 입었고, 여전히 불확실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급격한 성장 둔화 속에 2023년 청년 실업률이 20%를 넘어서는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만약 중국 위안화가 달러지수 구성통화였다면 달러 강세는 더 가팔랐을 것이다.

이들 나라에 견줘 미국은 2008∼2009년 금융위기를 극복한 뒤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9년간 미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43%에 이르렀다. 빅테크 기업들의 이익 증가는 미국 주식시장으로 돈을 끌어들였다. 국제금융센터 권도현 자본유출입분석부장은 “(증시에서 미국 예외주의의) 가장 큰 동인은 빅테크의 부상으로, 매그니피센트7(M7,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 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라) 같은 기업들은 각 분야에서 지배력을 가지고 빠른 매출 성장과 높은 마진율을 통해 지속적인 초과 성과를 창출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적자를 내면서 정부 지출을 늘린 것도 가계 소비와 기업실적 확대의 원동력이 되었다.

낙관적 전망은 흔들릴 때도 있다. 2024년 4월25일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연율 1.6%로 전분기(3.4%)의 절반에 그친 것으로 나오자, ‘경착륙’ 우려가 불거졌다. 8월2일 미국 노동부가 7월 실업률이 4.3%라고 발표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는 더욱 커졌다. 연준은 9월17~18일 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경기 급랭을 우려한 예방적 조처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보니 착시였다. 미국 경제는 아직 착륙할 기미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1분기 1.6% 성장해 우려를 키웠던 성장률은 2분기엔 3.0%, 3분기엔 3.1%로 높아졌다. 서비스업 경기는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실업률(2024년 12월 4.1%)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호황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커지는 원화가치 하락폭

달러 강세는 2024년 9월 이후 추세가 더 가팔라졌다. 9월27일 100.38에서 2025년 1월10일 109.65로 9.2% 뛰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1월14일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주최 행사에서 “경제는 우리가 금리 인하를 서둘러야 한다는 그 어떤 신호도 보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25년 1월20일 취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제품에 60∼100% 관세를,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감세를 통한 경기부양도 공약했다. 트럼프의 이런 경제정책도 달러를 강세로 이끌어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달러 강세는 달러 표시 자산을 사려고 세계의 자금이 미국으로 몰려들면서 더 강화된다. 물론 자금이 빠져나가는 나라에는 해롭다. 1980년 이후 달러지수와 코스피지수는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이은택 케이비증권 분석가는 “50년 한국 증시 역사에 2번의 강세장 (1985~1989년, 2003~2007년)이 있었다”며 “이는 ‘달러 약세’와 일치한다”고 했다. 달러 강세 시기에는 한국 증시의 강세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2024년 9월27일부터 2025년 1월10일 사이 달러지수가 9.2% 뛰는 동안 유로는 1.1163달러에서 1.0246달러로 9.2%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308.3원에서 1478.03원으로 13% 올랐다(원화가치는 하락). 원화 가치 하락폭이 유로보다 훨씬 큰 것은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과 그로 인한 경기 타격을 추가로 반영한 까닭으로 보인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환율은 소폭 하락할 수 있겠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한 하락폭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머지않아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어깨를 짓누를 것이다. 코로나19 위기에 이어, 힘든 시기가 계속되고 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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