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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신 치켜세운 이시바
'마가'마저 "희망을 주는 정책"
방위비 증액 약속까지 선물
일본 언론도 "트럼프만 각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은 사진집을 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미일 정상회담에서 연신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유세 현장 피습 사건을 딛고 당선된 점을 언급하며 "신에게 선택받았다고 확신했을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을 차단하는 동시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처럼 밀월 관계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 언론 "트럼프 치켜세우는 장면만 남아"



8일 일본 NHK방송,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미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모두발언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려 노력했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대선 유세 피습 사건을 꺼내며 "역사에 남을 한 장면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신으로부터 선택받았다고 확신했을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주(州) 버틀러 야외 유세 도중 총에 오른쪽 귀를 맞았다. 당시 피를 흘리며 유세 현장을 빠져나가면서도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치켜드는 모습이 포착돼 크게 화제됐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양자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앞서 손을 맞잡고 웃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가로 반(反)이민·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기존 국제 사회 질서를 흔들고 있지만, 이마저도 호감을 표시하는 데 쓴 것이다. 이시바 총리는 "지방에서 사는 사람들은 소외돼 외로움이 큰 데 희망을 주는 것"이라며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깊은 연민에 기반한 정책"이라고 호평했다. 아사히는 "마가는 미국에서 자유주의자들에게 맹공을 퍼붓는 극우 운동으로 여긴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우는 장면만 각인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시바 정적 아베도 언급, "트럼프와 만나 영광"



이시바 총리는 정적인 아베 전 총리까지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접점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를 통해 선물한 책을 언급하며 "책에 PEACE(평화)라고 적은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리조트 자택에서 아키에 여사와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전해 달라며 친필 서명을 한 사진집을 보냈는데, 친필 서명 옆에 PEACE를 적었다.

2019년 4월 26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에 앞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웃으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도 "신조(아베 전 총리 이름)는 나의 훌륭한 친구였다"며 "그에게 일어난 일(2022년 7월 나라현 선거 지원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사망)은 무서웠고 매우 슬펐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도 "아베 전 총리는 당신(트럼프 대통령)을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답했다.

이시바 "방위비 증액 일본 위해", 트럼프 "기대"



이시바 총리가 강하게 비판해 온 아베 전 총리까지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운 건 혹시 모를 돌발 행동을 우려해서다. 그는 미국에 가기 전 아베 전 총리가 분석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과 태도도 공부하며 트럼프 리스크에 대비했다. 아사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여러 차례 칭찬한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져 (회담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성격 분석을 고려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는 물론 미일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해 방위비도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은 경제 측면에서도 미국의 가장 긴밀한 파트너"라며 "대(對)미 투자액을 이전에 없었던 1조 달러(약 1,456조 원) 규모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완성차 업체 도요타와 트럭 제조업체 이스즈가 각각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시바 시게루(앞줄 오른쪽) 일본 총리가 6일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 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AP 뉴시스


그는 방위비 증액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과 미국이 힘을 합쳐 세계 평화, 지역 안정을 위해 서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데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이 일치했다"며 "방위비 증액은 미국이 얘기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을 위한 것이며, 미국과의 소통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일본 안보에 전면적으로 관여하고 미국의 억지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일본이 방위비를) 더 올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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