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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남중빌딩에 위치한 국민의힘 당사.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절차가 진행되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선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인사들의 물밑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조기 대선은 곧 윤 대통령 파면을 뜻하는 탓에, 서두르면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당 지지층에게 ‘배신자’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여유를 부리다간 인지도나 조직력 등에서 다른 경쟁자들에게 밀릴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여러 후보군들이 ‘공식 등판’ 시기를 두고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친한동훈계 모임인 ‘언더 73’은 7일 오후 서울 동작구 김영삼도서관을 찾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이사장을 만났다. 이 자리엔 김상욱·김예지·진종오 의원 등이 참석했다. 애초 이 자리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접었다고 한다.

그 대신 언더 73은 면담 전 보도자료를 내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화 열망과 오직 국가와 국민만을 위했던 그 마음을 가슴에 새기며,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대표의 재등판 ‘출사표’와 다름 없는 내용이다. 이들은 “뺄셈 정치가 아닌 덧셈 정치를 하자. 우리 안에서 적을 규정짓고, 다수 대중을 포용할 수 있는 길을 스스로 막아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당 지지층 일부에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의 빌미를 줬다며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염두에 둔 지적이다.

한 전 대표는 앞서 설 연휴를 전후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등 원로들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종 변론 이후 2월말께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대적으로 중도층에서 지지가 많은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늘리며 정치·정책 현안과 관련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특히 다양한 분야의 정책에 대한 의견을 활발하게 피력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해도 혁신성장, 과학기술 등 분야 인재 양성, 추가경정예산 등과 관련한 글을 올렸다. 지난 5일엔 고려대 구로병원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가 예산 부족으로 문을 닫게 됐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정부는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가 문닫지 않도록 고대 구로병원과 서둘러 협의하고 추경에서 이 예산을 꼭 다시 살려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당의 원·내외 인사들과의 접촉면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도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참여할 것이 확실시된다. 만약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3월1일 이후 나온다면, 공직선거법상 후임자를 뽑을 보궐선거도 치를 필요가 없어 부담이 가벼워진다. 이들은 주로 페이스북을 통해 현안에 메시지를 내거나, 공관 등에서 원내외 당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기반을 닦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대선후보군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이 대선 출마 여부를 묻자 “지금 그런 말을 하면 대통령과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당 안에선 김 장관의 출마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높은 지지율이 계속 유지된다면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들의 공통된 고민은 언제 나서느냐다. 당 지도부와 주류 의원들은 물론, 당 핵심 지지층도 조기 대선 언급을 사실상 금기시하는 탓이다. 한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지금 나가면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나오냐고 비판이 클 수 있다”고 했다. 당 핵심 관계자도 “당의 공식 메시지는 철저하게 조기 대선에 선을 긋고 있지만, 사실상 준비는 해야 하는 딜레마적인 상황”이라며 “일은 하는데, 대놓고는 못 하고 있다. 대선 예비주자들도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 탄핵 문제로 화가 나 있는 상황에서 대놓고 대선용으로 움직이면 역효과가 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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