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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
국내 연구진, 시뮬레이션 결과 발표
최대 4억톤 먼지가 지구 대기 뒤덮어
전 세계 기온 저하와 식량 불안 초래
생성형 인공지능 어도비 파이어플라이(Adobe Firefly)를 사용해 생성한 소행성의 지구 충돌 장면 그림. 기후물리연구단 제공

최근 필수 아미노산 등의 생명 원료를 가득 품은 것으로 밝혀진 소행성 베누는 사실 잠재적 위험 소행성이다.

1999년 처음 발견했을 당시 지구와의 충돌 확률은 0.037%(2700분의 1), 충돌 가능 시점은 2182년 9월로 계산됐다. 동전을 11번 연속 던져서 같은 면이 나올 확률과 비슷하다. 이 수치는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말 발견된 2024 YR4, 1950년에 발견된 소행성 1950DA에 이어 충돌 위험 순위 3위에 올라 있는 소행성이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3억3천만km 떨어진 우주까지 탐사선을 보내 베누의 암석과 흙을 가져와 분석하고 있는 데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려는 목적도 있다.

때마침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ICCP) 연구진이 소행성 베누가 지구와 충돌할 경우, 지구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추산한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미국 항공우주국의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24km 밖에서 찍은 소행성 베누. 나사 제공

베누, 가장 위험한 중형 소행성

베누는 지름 500m의 탄소질 소행성이다. 지름이 300~1000m인 소행성은 중형 소행성으로 분류한다.

2024년 9월 현재 발견된 지구근접천체(NEA) 3만5800개 가운데 4925개가 중형 소행성이다. 과학자들은 1km 소행성의 경우 60만~70만년에 한 번꼴로, 중형 소행성 평균으로 보면 10만~20만년에 한 번꼴로 지구에 충돌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베누는 200년 안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현재 가장 위험한 중형 소행성 중 하나다.

연구진은 연구원의 슈퍼컴퓨터 알레프와 최첨단 기후 모델을 이용해 베누 충돌이 기후와 육상 및 해양 생태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4가지 시나리오로 추산했다. 이에 따르면 베누가 충돌할 경우 1억~4억톤의 먼지가 분출돼 상층 대기까지 상승해 햇빛을 차단하고, 그 영향으로 3~4년간 기후와 대기화학, 식물 광합성에 엄청난 혼란이 일어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예컨대 4억톤의 먼지가 발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지구 온도는 평균 4도 떨어지고 강수량은 15% 감소하며, 오존층은 32% 파괴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경제, 환경 피해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논문 주저자인 란 다이 박사후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갑작스런 기온 저하인 ‘임팩트 겨울’(impact winter)이 닥치면서 식물이 자라기에 불리한 기후로 변해 육상 및 해양 생태계의 광합성이 20~30% 감소하게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세계 식량 안보에 엄청난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철분 많은 먼지, 해양 생태계 회복 빠를 수도

이번 예측에는 충돌로 발생하게 될 산불로 인한 그을음과 유황 배출 등에 따른 효과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것까지 고려할 경우 피해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연구진은 그러나 소행성에서 분출된 것을 포함해 철이 풍부한 먼지가 생성되면 해양 생태계 회복이 빨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철을 영양소로 이용하는 규조류가 번성하고, 이어 이들을 먹이로 삼는 동물성 플랑크톤이 개체수가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식량 불안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진은 이 경우 육지에선 생태계 회복에 2년이 걸리겠지만 바다에선 6개월 내에 플랑크톤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구를 강타한 마지막 대형 소행성은 공룡을 멸종시킨 6600만년 전의 지름 10km 소행성이었다. 연구진은 베누는 이보다 훨씬 작은 중형 소행성이지만, 그럼에도 지구 생태계를 뒤집어놓을 수 있는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논문 정보

Climatic and ecological responses to Bennu-type asteroid collisions.

doi: 10.1126/sciadv.adq5399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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