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아람코 등 해외 대형 개발사들 '관심'
전문가 "아직 실패도 성공도 아냐…경험 풍부한 해외기업 참여 바람직"
전문가 "아직 실패도 성공도 아냐…경험 풍부한 해외기업 참여 바람직"
대왕고래 앞날은
(포항=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지난해 12월 30일 오전 경북 포항시 앞바다에 위치한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웨스트 카펠라호가 탐사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 20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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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포항=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지난해 12월 30일 오전 경북 포항시 앞바다에 위치한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웨스트 카펠라호가 탐사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 20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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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뉴스) 차대운 이슬기 기자 = 동해 심해 가스전의 유망구조인 '대왕고래'가 경제성 있는 가스전으로 개발되기 어렵다는 탐사시추 결과가 나왔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약 20%로 산출된 성공 가능성을 바탕으로 최소 다섯번의 시추는 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1차 시추 만에 '경제성 없다'는 결론이 나옴에 따라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자원개발 업계에서는 향후 해외 대형 석유 기업의 투자 유치 여부가 이 사업의 지속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대왕고래에 대한 1차 탐사시추 결과, 경제성 있는 가스전으로 개발할 수준에 못 미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설명하면서 향후 해외 기업 투자를 유치해 남은 6개의 유망구조 대상 후속 탐사시추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석유공사는 물리탐사 자료 분석을 통해 동해 울릉분지에서 대왕고래를 비롯한 동해 7개 유망구조를 도출해 개발 사업을 진행해왔다.
대왕고래는 이 중 가장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 유망구조였다. 다른 곳에는 오징어, 명태 같은 다른 해양 동물의 이름이 붙었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탐사를 더 진행할 필요성이 작다고 보고 있어 향후 추가 탐사가 이뤄진다면 오징어, 명태 같은 다른 유망구조에서 석유·가스를 찾는 작업이 이어질 전망이다.
산업부는 첫 시추에서 곧장 대량의 석유와 가스 매장 여부를 확인하진 못했지만 근원암, 저류암, 트랩, 덮개 등으로 구성되는 유전 지층 구조인 '석유 시스템'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렇게 얻은 탐사 데이터가 추가 시추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는 당장 3월부터 해외 석유개발 기업의 투자 유치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1차 탐사시추 결과로 국내에서 프로젝트 성공 기대감이 다소 낮아진 상황에서 해외 투자 기업의 투자 유치 성공은 가스전 개발 사업성을 평가하는 객관적 지표로 여겨질 수 있다.
이에 업계는 대형 오일 메이저를 포함한 석유 기업들의 실제 참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1차는 석유공사가 전적으로 추진했지만 어느 가스전 유전이나 리스크 저감 노력은 한다"며 "투자 유치 통해서 주요 메이저 기업의 평가가 입증된다면, 국민을 설득할 중요 의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최대한 투자 유치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야당은 올해 예산에서 동해 심해가스전 개발 예산 497억원을 전액 삭감한 상황이다.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인 석유공사로서는 한 개 시추공을 뚫는데 1천억원가량이 들어가는 개발 사업을 이어가는 한편, 한국은 해보지 않은 심해 가스전 개발 노하우를 공유받기 위해서라도 해외 대형 석유 개발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지금껏 여러 해외 석유사가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석유공사는 작년 글로벌 메이저 석유사인 엑손모빌,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이탈리아 애니 등 여러 해외 기업을 상대로 분석한 데이터를 개방해 유망성을 보여주는 로드쇼를 진행한 바 있다.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 자료를 열람한 일부 해외 기업은 사업 참여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은 국내에 핵심 임원을 파견해 가급적 개발 초기에 투자하고 싶다는 뜻을 직접 석유공사에 전달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한국이 독자적으로 진행한 '1차 시도'가 실패해 외자 유치 매력도가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은 사업성 초기 성공 가능성이 확인되지 않았을 때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사업권을 가져가는 것을 선호한다는 평가도 있다.
전문가들은 가스전 개발 사업이 단 한 번의 시추로 성공할 수 없고 과학적 기반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조용채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대부분 사업에서 첫 번째 탐사공에서 탐사 성공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이번에 실패라고 할 수는 없다"며 "오히려 석유 시스템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어 이번 시추 결과가 지금까지 석유공사가 취득해 놓은 자료들을 보정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조 교수는 "심해 시추 경험이 많은 외국 기업이 같이 들어오면 훨씬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며 "석유공사도 경험을 공유하고 성장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질자원연구원 이현석 박사도 "실패, 성공을 말하기 전에 상당히 많은 기초 정보가 업데이트됐다"며 "이걸 다 포함해서 최근 발표된 마귀상어 등 유망구조 등에 대한 전반적인 재평가 작업을 하고 새로운 과정 테스트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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