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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여성 스포츠에 남성은 안 된다(No Men in Women\\\'s Sports)’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가자지구를 미국이 통제하고 개발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언 하루 만에 백악관이 수습에 나섰다. 공화당은 물론이고 핵심 지지층인 ‘마가’ 그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5일(현지시각) 기자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가자지구를 재건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현재 거주하는 주민들을 임시로 이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가자지구는 현재 폐허 상태이며, 전기와 수도도 공급되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은 이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군을 가자지구에 파병할 계획이 없으며, 미국 납세자들이 재건 비용을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해명했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추가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가자지구에 미군을 배치하기로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이유는 협상에서 지렛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해당 계획을 장기간 검토해왔다고 주장했지만 백악관은 ‘초기 단계’라고도 했다. 레빗 대변인은 “이 계획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공식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거의 전폭적으로 지지해왔던 공화당에서도 이례적인 반발이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한 공화당 하원의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솔직히 말해서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며 공화당이 추진하는 예산 감축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케빈 크레이머(공화·노스다코타) 상원의원은 “비전은 크지만 현실성은 없다”고 평가했다.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오늘 하루 종일 아랍 국가들과 통화했다”며 “이 방식은 상당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백악관이 이날 이 구상을 공화당과 외교 정책 전문가들에게 설득하려 했지만, 회의적인 반응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오랜 측근이면서 ‘마가 진영’을 대표하는 스티브 배넌도 “우리는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우리 ‘워룸(War Room)’의 초점은 팔레스타인이 아니라 오하이오주의 이스트 팔레스타인(East Palestine)”이라고 말했다. 이스트 팔레스타인은 2023년 유독물질을 실은 열차 탈선 사고로 큰 피해를 본 지역이다. 해외 문제에 신경 쓰기보다 국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백악관은 일부 공화당 의원들과 전직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이 이번 계획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관련 성명을 배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과의 회담에서 해당 구상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방부는 전날 발표에 대해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점도 밝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 전부터 가자지구 재건 방안을 조용히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통령은 중동 지도자들과의 비공개 대화에서 이 계획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 전부터 보좌진들에게 이 구상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극소수의 핵심 참모는 알고 있었다”며 “그러나 국방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의 공식 발표 전까지 미 합동참모본부와 중부사령부(CENTCOM)는 어떤 계획도 수립하지 않았다고 국방부 관계자들은 밝혔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토로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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