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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 종합토론'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4대 그룹(삼성·SK·LG·현대차) 싱크탱크 수장들과 머리를 맞댔다. 민주연구원이 주최한 ‘트럼프 2.0시대 핵심 수출기업 고민을 듣는다’ 토론회에서 국제 통상 문제 해법과 관련해 “일선 기업인, 경제인들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의 좌장을 맡은 이 대표는 실용주의 성장론에 입각한 ‘친(親)기업’ 기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과거 중진국 입장에서 산업 발전을 기획할 때는 정치나 전문 관료들의 실력이 충분해 정부 주도로 문제를 해결해 왔다면, 이제는 민간의 역량이 정부 역량을 뛰어넘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 정치권과 행정 관료들의 역량만으로는 해결책을 찾아내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저희는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신속하게 만들어 내는 게 목표”라며 “최대한 경청하고 메모해 정책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비공개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해외 시장 다변화 ▶첨단산업 인재 육성 ▶수출기업 물류 지원 ▶중소기업 납품단가연동제 확대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민주당이 처리를 망설이고 있는 반도체특별법과 관련해 “각국이 이미 시행 중인 반도체 보조금과 세제 지원을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참석자는 이 대표가 “‘반도체법에서 다른 부분은 이견이 없는데 주 52시간 적용 예외 조항만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경제계가 양보해 이것만 빼고 나머지를 우선 처리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개 하려다가 안 하는 것보다야, 50개라도 먼저 하는 게 낫지 않냐”는 말도 했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양보 가능성에 대해 기업 측 참석자 중 아무도 답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반도체법에서 주 52시간 적용 예외 조항을 뺀 나머지를 먼저 입법하는 ‘단계적 처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 관계자는 “기업에서도 이 대표 제안에 특별히 반론을 제기하지 않은 것”이라며 “지난 3일 당내 정책 디베이트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처리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처리하고, 추후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승래 대변인도 간담회 직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차원에서 (반도체 특별법을) 단계적으로 가면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브리핑했다. 그러나 조 대변인은 이 대표의 ‘양보 제안’은 극구 부인했다. 조 대변인은 “이 대표는 ‘경제계가 양보해 주 52시간 적용 예외 조항만 빼고 나머지를 우선 처리하면 어떻겠냐’고 말한 적이 없다”면서 “52시간 예외가 안되면 다른 모든 것이 안된다는 국민의힘의 반도체법 발목잡기를 비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 종합토론'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뉴스1

간담회에는 김원준 삼성글로벌리서치 소장, 송경열 SK경영경제연구소장, 윤창렬 LG글로벌전략개발원장, 김견 HMG경영연구원장과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상근이사,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이 참석했다.

이 대표의 이날 행보는 중도층을 겨냥한 이른바 ‘정책 우클릭’의 일환이다. 간담회장 벽면에는 ‘경제는 민주당’이라는 문구를 걸었다. 문제는 주 52시간 적용 예외 등 논쟁적 사안에 전향적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경우, 여권을 중심으로 “선거용 코스프레”라는 비판이 거세진다는 점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정협의체 가동 요구, 국회 통상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국민의힘에 역제안했다.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주도권을 선점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장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추경 편성을 망설일 때가 아니다. 무슨 조건을 붙이고 이렇게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나라 살림에 관심이 없고 어떻게 하면 야당 골탕먹일까 이런 생각만 하고 있는데 도저히 여당이 아니다. 산 위에서 가끔 출몰하며 세상 사람들 괴롭히는 산당(山黨)”이라고도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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