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마이에미에 위치한 코스트코 매장. 연합뉴스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국내 연회비를 최대 15.2% 인상한다. 2017년 이후 7년 만의 조정이라지만, 미국과 캐나다의 연회비 인상률(8.3%)보다 배 가까이 높다. 일본에서의 인상률도 한 자릿수다. ‘배짱 영업’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국내 창고형 할인점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오는 5월부터 국내 연회비 3종(골드스타·비즈니스·이그제큐티브) 회원권 가격을 대폭 상향 조정한다. 기본 멤버십인 골드스타는 3만8500원에서 4만3000원, 이그제큐티브는 기존 8만원에서 8만6000원으로 각각 11.7%, 7.6% 증가했다. 비즈니스 멤버십은 3만8000원으로 기존 대비 15.2% 오른다. 연평균 약 10%씩 성장하고 있는 코스트코는 올해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매출이 6조530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6% 증가했다. 6조원을 훌쩍 넘는 실적에 연회비마저 올려 소비자 불만이 거세다.
높은 수익에도 사회적 기여가 미미한 점은 코스트코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기부금만 놓고 보면 2022년 12억8000만원이었으나 지난해 12억2000만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당기순이익 대비 비중은 1.3%(2022년)에서 0.5%(2024년)로 지속 감소해 단물만 빼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 왔다.
코스트코는 국내 기업과 달리 회원제로 운영한다. 비회원은 구매 자체가 불가능하다. 결제 수단도 제한적이다. 편의성마저 떨어지는데도 코스트코가 연회비를 크게 올릴 수 있는 것은 충성도 높은 소비층이 탄탄하게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소규모 자영업자의 대량 구매뿐 아니라 고물가 장기화로 일반 회원 수 역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급격한 회원비 인상이 소비자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점으로 구매처를 바꾸려는 움직임도 예상된다. 이미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빠른 성장세를 통해 코스트코의 대항마로 꼽힌다.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레이더스는 이마트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롯데마트는 2022년 맥스를 론칭해 창고형 할인점 사업을 개편했다. 지난해 매출은 직전년 대비 5%가량 늘었고, 지난달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스트코는 자체브랜드가 탄탄하고 충성고객이 많지만 연회비 인상으로 이탈층이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