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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재용-손정의-샘 올트먼’ 3자 인공지능(AI) 회동이 서울에서 열렸다. 오픈AI의 소프트웨어(모델)와 소프트뱅크의 자본에 삼성전자의 첨단 제조가 협력을 모색한다. 여기에 AI용 저전력 반도체 설계의 강자인 Arm도 동참해 ‘빅 3+1’이 협력의 첫발을 뗀 모양새다.



AI 퍼즐을 맞춰라
4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르네 하스 Arm CEO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만났다. 원래 이 회장과 삼성 반도체 경영진이 올트먼 CEO를 만나기로 한 자리였다. 그런데 손 회장이 이날 오전 전격 방한해 면담에 합류하는 파격 행보를 보이며 자리가 커졌다.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Arm의 하스 CEO도 급히 합류했다.

이날 오후 2시 40분쯤 삼성 서초사옥에 나타난 손 회장은 기자들에게 “스타게이트에 대한 업데이트 상황과 삼성과의 잠재적 협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대화 주제를 밝혔다. 두 시간가량 회동을 마치고 나오면서는 “스타게이트, 모바일, AI 전략에 대해 좋은 대화를 나눴다”라며 “우리는 계속 논의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튿날인 21일(현지시간) AI 인프라에 최소 5000억 달러(약 718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회견에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스타게이트는 미국 전역에 5000억 달러(약 720조원) 규모 AI 인프라·기술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도널드 트럼프 신임 대통령 취임식 다음날인 지난달 21일, 오픈AI·소프트뱅크·오라클이 미국 백악관에서 공동 발표했다. 오픈AI와 소프트뱅크가 기술·투자 양대 축을 맡고 오라클의 데이터·클라우드,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Arm의 반도체 설계가 서방 AI 진영으로 뭉치기로 했다.

그러나 반도체·하드웨어 첨단 제조 역량은 미국도 하루 아침에 갖추기 어려운 데다, 대표 주자 인텔이 휘청하고 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수장(chairman)인 손 회장이 ‘잃어버린 퍼즐’을 찾듯 삼성을 전격 방문한 배경이다. 손 회장은 한국의 AI 경쟁력에 대해 “훌륭한 엔지니어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평했다.



오픈AI ‘시장성’, 소프트뱅크 ‘리더십’ 절실
이날 회동이 전격 성사된 배경에는 각 사의 절실함도 작용했다. 오픈AI는 지난해 50억 달러(약 7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중국 딥시크의 급부상으로 AI 기술력은 물론이고 수익 창출 능력도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기술 우위를 위한 추가 투자를 확보하면서, 기업용 AI 히트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 올트먼은 일본·한국·인도 등 세계 각국을 돌며 현지 파트너사를 다양하게 찾고 있다. 이날 오전 올트먼 CEO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SK 주요 경영진과도 만났다. 반도체, 데이터센터, AI 에이전트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카카오 서비스에 오픈AI 기술을 적용하고, 향후 AI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르네 하스 ARM CEO가 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 상장 대박(2014년) 이후 지난 10년간 투자 성과에 부침이 있었다. 최근 ‘AI로 판을 뒤집겠다’는 포부를 밝혀온 손 회장은 스타게이트 투자를 주도하며 Arm을 AI 반도체 개발을 위한 ‘비장의 무기’로 삼고 있다. 저전력 반도체의 핵심 설계 자산(IP)을 보유한 Arm은 AI용 저전력 반도체 구현 기술로도 각광 받고 있는데, 손 회장이 Arm을 통해 혁신적인 AI 반도체 개발을 서두르는 것이다. 성공할 경우 모바일 칩 설계 최강자인 퀄컴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



삼성, 새 돌파구 뚫어야
삼성전자는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의 ‘압도적 메모리 반도체’를 벗어나 시스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등에서 ‘뉴 삼성’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은 지난달 신작 AI 폰 갤럭시 S25 시리즈를 내놨지만,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전량 퀄컴의 칩을 썼다. 전작보다 AI 연산 능력이 높아졌다고 강조하지만 남의 기술에 상당 부분 기댄, 뼈 아픈 상황이다. 현재 삼성 모바일의 최대 협력사는 퀄컴이지만, 반도체 설계에서 Arm과 협력을 강화해 시스템 설계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난 8년간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를 겪으며 삼성전자는 반도체·모바일·가전 등 각 사업부 권한을 벗어난 투자나 경영 판단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글로벌 AI 협력이 첫 돌파가 될 지 주목되는 이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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