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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두 달… 여야 ‘말의 전쟁’

李, 대여 공세보다 경제 이슈 우선
與, 反이재명 프레임 전략에 올인

여야 지도부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두 달 동안 ‘말의 전쟁’을 벌여 왔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상황과 입장, 전략은 각 당 지도부의 축적해 온 발언들에서 뚜렷하게 구분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우 전략적으로 ‘경제’를 가장 많이 언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민주당’과 ‘이재명’ 언급 빈도수가 높았다. 민주당은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민생 이슈 선점 전략을, 국민의힘은 지지층 결집과 여론 반전을 위해 ‘이재명 사법리스크’ 부각에 집중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4일 국민일보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와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전수 분석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민주당 이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자주 언급한 주요 키워드를 빈도수와 중요도 등에 따라 추려내는 방식을 취했다. 국민의힘은 ‘권영세 비대위’ 첫 회의가 열린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지난 3일, 민주당은 계엄 후 첫 최고위 회의가 열린 지난해 12월 5일부터 지난 3일까지의 회의록 내용을 대상으로 삼았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경제’(76회)를 가장 많이 입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대통령’(68회) ‘계엄’(34회) ‘내란’(34회) 등 순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나 내란 혐의 등에 대한 공세보다 경제 이슈에 대한 언급을 우선시한 셈이다.

이 대표는 ‘민생’(32회) ‘추경’(31회) 등도 자주 썼다. “민생 경제를 살릴 추경”(1월 31일) “민생 추경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도 아니고 정쟁의 대상도 아니다”(지난해 12월 20일) 등의 발언을 했다. ‘신속’(25회)이나 ‘안정’(20회) 같은 표현도 자주 등장했다. 이는 민생 경제와 관련한 맥락에서 “신속한 추경”(2월 3일) “경제는 안정성 속에 성장한다”(1월 13일) 등의 방식으로 언급됐다.

대여 공세에 있어서는 ‘투톱’의 역할 분담이 뚜렷했다. 박 원내대표가 가장 많이 쓴 표현은 ‘내란’(191회)이었다. 박 원내대표가 대여 공격을 주로 맡고, 이 대표는 민생친화적 이미지를 가져가는 전략을 편 셈이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107회) ‘특검’(90회) ‘수사’(63회) ‘탄핵’(54회) ‘수괴’(48회) 등 여권을 겨냥한 단어의 빈도수가 이 대표보다 월등히 높았다.

여당 지도부는 ‘이재명 때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역할 구분 없이 ‘반(反)민주당’ 메시지를 내는 데 집중했다. 두 사람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민주당’(152회)과 ‘이재명’(122회)이었다.

권 비대위원장보다는 권 원내대표의 대야 공세 발언이 좀 더 많았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이재명’을 각각 85회 언급했고, 권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을 67회, ‘이재명’은 37회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 등의 수사나 사법부·헌법재판소 재판과 관련된 표현도 자주 거론됐다. ‘수사’(83회) ‘공수처’(62회) ‘경찰’(46회) ‘사법부’(29회) ‘판결’(26회) ‘헌법재판소’(23회) ‘체포영장’(20회) 등의 빈도수가 민주당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주로 “공수처와 경찰의 대통령 체포 시도는 무리한 것”(권 비대위원장·1월 13일), “사법부 역시 국정 혼란을 바로잡을 책무가 있다”(권 원내대표·1월 6일)는 등 수사·사법기관을 비판하는 맥락에서 쓰였다. ‘민생’(18회)과 ‘경제’(17회)의 사용 횟수는 민주당보다 매우 낮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은 다음 대선 승리를 위해 ‘경제 살리기’를 최고의 과제로 삼고, 국민의힘은 ‘반이재명’ 프레임에 민주당을 묶는 전략에 집중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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