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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오른쪽)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4일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재차 확인했다. ‘의원’이 아닌 ‘요원’을 빼내라고 지시했다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계엄군 지휘관들은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안 의결 즉시 군 철수를 지시했다는 윤 대통령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는 이날 12·3 비상계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2차 청문회를 열었다.

야당 소속 국조특위 위원들은 윤 대통령 측의 ‘비상계엄이 경고성에 불과했다’는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증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곽 전 사령관에게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고 했다는 김 전 장관 주장의 사실 여부도 쟁점이었다.

곽 전 사령관은 이와 관련해 “12월4일 오전 0시20분부터 0시35분 사이,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사실이 맞다”며 “(대통령이 그) 말씀하실 때 707특임단 작전요원들은 본관 안에는 아무도 안 들어가있는 상태였는데 요원을 빼내라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6일 유튜브 인터뷰에서 ‘요원’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707 특임단장 및 작전요원을 빼내는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있던 중 김병주 의원이 ‘그게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거죠’라고 질문해 표현에 혼선이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전 사령관은 계엄군 지휘관이었고 지난해 12월16일 이후 구속 중이다.

비상계엄 당시 군의 투입과 철수에 대한 윤 대통령 측의 주장과 배치되는 증언도 이어졌다.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 측이 비상계엄 당시 군 투입 이유를 “흥분한 군중 때문에 발생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비상계엄 상황이 발생하기 전이나 그 중간에 저는 누구로부터도 ‘질서를 유지하라, 시민을 보호하라, 경고용이다’라는 말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군 철수와 관련해서도 “(윤 대통령의 철수) 지시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김용현 전) 장관과 (박안수) 계엄사령관을 즉시 불러 철수를 지시했다”는 윤 대통령 측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그는 “비상계엄령을 해제하는 (국회의) 의결 뒤 김 전 장관에게 제가 ‘철수하겠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은 ‘알았다. 조금만 더 버텼으면 좋았을 걸’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의 군 철수 지시가 있기 전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전화해 “군이 안전한 곳에 있어야 된다”고 하자 “제가 지금 병력들을 통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일 군판사들의 성향을 파악해보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나승민 방첩사령부 신원보안실장은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방첩사령관이 계엄 당일날 ‘군판사들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해 보라’는 지시했다는데 맞나”라고 묻자 “맞다”고 답했다. 그는 “계엄 상황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닌데 판사들을 성향을 파악했을 때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복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비상계엄 비선 실세로 지목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비화폰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됐다. 주요 공직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지급되는 비화폰이 민간인인 노 전 사령관에게도 제공됐다는 것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비화폰 관련 의혹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노 전 정보사령관이 계엄 전 방문했다고 알려진 군산 소재 점집을 운영 중인 무속인 ‘비단 아씨’ 이선진씨는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가지고 온 바 있다고 전했다. 그는 “노 전 사령관이 이 사람(김 전 장관)과 내가 뭔가를 함께 문제를 만들어서 했을 경우에 그게 잘 되면, 어쩌면 내가 다시 나랏일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복직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곽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후 김병주 민주당 의원과 만난 사실을 지적하며 민주당의 회유에 따른 짜맞추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의원은 “국방위 차원에서 항의 방문을 간 것이고, 그때 갑자기 만나서 얘기가 된 것이라 회유할 겨를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이 임 의원의 발언에 반박하는 과정에서 고성을 주고 받기도 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부정선거에 대한 의심이 사전투표에서 가장 많이 나오고 있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유 중 하나로 거론한 부정선거론을 확산해 계엄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선호 국방부 장관 대행은 ‘미군과 계엄군이 합동 작전으로 중국인 해커 99명을 체포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그런 사실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도 이 보도는 “가짜뉴스가 맞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출석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도 윤 대통령이 직접 경향신문을 비롯한 비판 언론사에 단전·단수를 지시했는지 등 모든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국조특위는 출석을 거부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 등에 대해서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안부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의원질의하는 동안 다른 곳을 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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