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 연합뉴스
JTBC 소속 기자가 지난 19일 발생한 서부지법 폭력 사태에 가담했다는 주장이 온라인상에서 퍼지자 JTBC 측이 “허위 사실”이라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지난 19일 서부지법 청사 내부에서 기물을 파손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 JTBC 보도 영상 캡처
JTBC는 20일 입장문을 통해 “소화기를 들고 유리문을 부수려 하는 마스크를 쓴 인물이나 판사 집무실 문을 발로 차고 난입한 남성이 JTBC 기자라는 등 현재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포되고 있는 소문과 이를 인용한 기사들은 모두 악의적으로 만들어 낸 거짓”이라며 “언급되고 있는 기자들은 해당일 해당 시간 서부지법이 아닌 다른 장소에 있었던 것이 명확히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폭력 행위를 저지른 인물들은 경찰의 엄정한 수사를 통해 모두 확인될 것”이라며 “JTBC는 해당일에 촬영한 화면 원본을 법원에 제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법원 내 판사실 등에서 벌어진 폭동 상황을 영상 취재한 것은 현재 허위 정보에서 언급하는 기자들이 아닌 JTBC 뉴스룸 내 다른 팀원이며 현장 취재 과정에서 어떠한 폭력 행위에도 가담하지 않았다”며 “개인과 단체를 불문하고, 이와 관련된 내용을 작성, 유포하는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민·형사상 법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고 경고했다.
이날 온라인상에서는 JTBC 기자들이 서부지법 폭력 사태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JTBC 측이 청사 내부 상황에서 벌어진 기물 파손 등의 행위를 단독 취재하면서 일부러 더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는 것이다. 일부 커뮤니티나 유튜브에서는 “마스크를 쓴 채 유리문을 소화기로 부수려 하고, 판사 집무실 문을 발로 찬 인물이 JTBC 기자들”이라고 주장한 게시물이 연이어 올라왔다. 이들은 특정 기자의 얼굴 사진과 영상을 캡처한 사진을 대조하며 “가르마나 귀 모양이 닮았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해당 기자들을 향해 ‘자작극이다’ ‘선동이다’ ‘처벌해야 한다’ 등의 비판도 쏟아냈다.
한편 서부지법 폭력 사태 당시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기자들을 폭행한 것과 관련, 해당 언론사들은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MBC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MBC 기자를 포함한 취재진이 폭도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고 취재 장비까지 탈취된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번 난동사태는 단순히 한 언론사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헌법적 핵심 가치인 언론자유를 유린한 폭거”라고 비판했다. 이어 “MBC는 반헌법·반국가세력에 대해, 폭도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며 취재진 보호와 MBC의 보도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도 향후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도 “본사 취재 기자들을 폭행하고 협박한 성명 불상자들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한다”며 “취재 기자를 향한 극렬 시위대의 이번 공격을 언론사에 대한 단순 폭력을 넘어 헌법이 보장한 언론 자유에 대한 심대한 위협이자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BS 역시 입장문을 내고 “취재진에게 폭력을 행사한 당사자를 형사 고발하는 등 강력 대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