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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운용 어렵다면 디폴트옵션 선택
사전 선정한 상품 자동 운영하는 제도
위험성향 따라 4단계로 나뉘어
작년 디폴트옵션 평균 수익률 10.13%

일러스트=챗GPT 달리3

직장인 박민정(32세·가명)씨는 2년 전 직장을 옮기며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만들었다. 새로운 회사에 나가며 적응하기 바빴던 민정씨는 IRP 계좌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었다. 가끔 은행에서 걸려 오는 전화는 ‘스팸이겠거니’ 하고 거절했다. 은행에서 “개인형 IRP 퇴직연금에 현금성자산이 100만원 및 적립금 대비 10%를 초과하고 있다”라며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에 대한 안내가 왔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꺼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비슷한 시기에 이직한 동기와 퇴직금 이야기를 하게 됐다. 이 동기는 “운용에 자신이 없어 디폴트옵션에 가입했다”며 퇴직연금 수익률이 10%를 넘었다고 말했다. 민정씨는 그제야 자신의 IRP 계좌를 열어봤다. 현금성 대기자산이 대부분이었던 민정씨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겨우 3%에 불과했다.


확정기여(DC)·IRP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퇴직연금을 직접 운용해야 한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퇴직연금의 운용에 큰 관심을 두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 퇴직연금은 사업자가 알아서 굴려주겠지”라고 생각하고 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디폴트옵션을 도입했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스스로 상품 변경 등록을 일정 기간 하지 않으면 사전에 선정한 상품으로 자동 운용하는 제도다. 퇴직연금을 합리적으로 운용하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디폴트옵션 도입에도 여전히 퇴직연금에 무관심한 직장인이 많다. 디폴트옵션 지정은 퇴직연금 가입자라면 법적 의무 사항이지만, 지정하지 않더라도 불이익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퇴직연금에 대한 무관심은 노후 대비를 어렵게 할 뿐이다. 디폴트옵션을 가입하지 않고 운용도 직접 하지 않는 가입자라면 퇴직연금이 계속 현금성 대기자산으로 남게 돼 노후를 위한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저조할 수 있다.

디폴트옵션에 가입하기로 했다면 퇴직연금 사업자가 제시하는 상품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디폴트옵션 상품은 단일 상품과 포트폴리오 상품으로 나뉜다. 단일 상품에는 원리금 보장 상품(정기예금), 펀드(TDF·BF·SVF·SOC)가 포함된다. 포트폴리오형 상품은 펀드로만 구성된 것, 원리금보장상품으로만 구성된 것, 펀드와 원리금보장상품을 섞어서 구성한 것이 있다.

그래픽=정서희

퇴직연금 가입자는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할 때 자신의 투자 성향을 고려해야 한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으로 나뉘는 디폴트옵션 상품을 제공한다. 현재 국내 디폴트옵션 제도에서는 초고위험 상품은 도입 취지를 고려해 취급하지 않는다.

위험에 따라 수익률도 다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디폴트옵션 상품의 1년 수익률은 10.13%였다. 초저위험 상품의 경우 수익률이 4.56%였으며, 저위험 상품은 7.69%, 중위험 상품은 10.91%, 고위험 상품은 14.22%로 위험도가 높아질수록 수익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초저위험 상품은 시중 정기예금 금리 수준의 수익을 기대하고 원금 손실을 꺼리는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적합하다.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가입자라면 저위험 상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저위험 상품은 원리금보장상품과 펀드를 혼합한 포트폴리오 상품이 많다. 주식 편입 비중이 낮은 밸런스드펀드도 저위험 상품에 포함된다.

중위험 상품부터는 ‘수익이 높아질수록 위험도 커진다’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가입자에게 적합하다. 중위험 등급에는 2개 이상의 펀드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상품이 지난해 말 기준 67%를 차지하고 있다. 저위험 상품에 비해 주식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에 투자한다.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고위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고위험 등급 상품은 장기투자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가 많이 포함된다. TDF는 펀드 매니저가 근로자의 은퇴 날짜에 맞춰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 운용하는 펀드다.

그래픽=정서희

디폴트옵션 상품의 포트폴리오는 변경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정한 뒤 운용하고 있어도 언제든지 다른 상품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디폴트옵션 상품을 다른 상품으로 바꾸는 것을 ‘옵트아웃(Opt-out)’이라고 한다. 옵트아웃을 하는 경우 운용 중인 디폴트옵션 상품을 매도하고 다른 상품을 매수하면 된다.

이를 위해 다른 디폴트옵션 상품의 수익률과 운용 성과를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홈페이지에서 디폴트옵션 상품의 적립 금액, 운용 현황, 수익률 등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 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퇴직연금은 장기간에 걸쳐 운용해야 하는 것이므로 디폴트옵션 상품도 장기 수익률을 기준으로 따져봐야 한다”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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