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최고] 척추관협착증,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거리 점점 줄면 병 악화
게티이미지뱅크
‘자전거를 타면 안 아픈데 서거나 걸으면 다리가 아프고 힘들다’ ‘100m 거리도 통증 때문에 제대로 걷지 못한다’ ‘계단을 올라가는 건 괜찮은데 내려올 때 아프다’ ‘허리를 굽히고 앉아서 쉬면 통증이 사라진다’.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면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척추관협착증이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spinal canal)·신경근관·추간공 등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해 허리 통증을 비롯해 다리 저림 같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60대 이상에 많이 발생해 ‘꼬부랑 노인병’으로 불린다. 하지만 최근 40, 50대에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또다른 대표적인 허리 질환인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와 증상이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둘 다 허리 쪽에 통증이 나타난다는 점은 같지만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을 압박해 ‘간헐적 파행(跛行)’이라는 다리 통증과 보행의 어려움이 나타난다는 점이 다르다.
척추관협착증은 가만히 누워 있으면 증상이 없고 서거나 걸으면 그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큰 특징으로 걸을 때 다리 통증을 꼽는다. 통증으로 인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줄어들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되어 병원을 찾을 때가 많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심해지고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완화되는 특징이 있어 허리디스크와 구별된다. 어르신이 길을 걷다 쪼그리고 앉아 쉬거나 유모차와 같은 보행 기구에 의지해 걷는 것도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X선 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근전도 검사으로 진단을 한다.
척추관협착증도 다른 허리 질환처럼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 빨리 진단해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척추관협착증은 증상이 악화할수록 다리 신경을 압박하면서 걸을 수 있는 시간이 점차 짧아지기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이 초기라면 약물 치료를 비롯해 재활 운동 치료 등 비수술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이런 비수술 치료로 호전되지 않는다면 주사 치료를 시행해볼 수 있다.
증상이 경미하다면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기 치료 시기를 놓쳐 만성 척추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하거나 극심한 통증이 반복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주사 치료는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무마취·무절개로 시술이 가능한데다 시술받은 즉시 통증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게다가 마취하거나 절개를 하지 않기에 시술받은 직후 곧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이처럼 척추 질환은 증상 정도와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증상이 심각하지 않다면 비수술적 치료를 권하지만 병이 이미 많이 진행돼 증상이 심각하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미세 현미경 디스크제거술, 척추유합술로도 불리는 척추체 고정술이 있다.
배장호 서울바른세상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척추관협착증은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회복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며 “따라서 일상생활을 할 때 되도록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허리를 무리하게 쓰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