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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한 80대 노인의 자녀들이 인삼업체와 판매원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노인에게 친절을 베풀어 환심을 산 뒤, '암도 고치는 인삼'이라면서 제품을 무려 3억 원어치나 팔았다"는 겁니다.

판매자는 "소비자의 자발적인 판단이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가족들은 이른바 '그루밍 수법'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제보는 MBC, 제은효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자녀들을 분가시키고 홀로 살던 임 모 씨가 홍삼 업체를 찾은 건 3년 전, 77살 되던 해였습니다.

"국내산 최고급 6년근 인삼을 판다"고 광고하는 곳이었습니다.

[임 모 씨]
'(어떤 판매원의 남편이) 암 진단이 나왔대. 완전히 나았댔어. 거기(두바이) 대통령은 아주 이 인삼을 너무 좋아하는 거야."

판매원은 임씨를 '엄마'라 부르며 챙겼고 임씨도 업체를 드나들며 제품을 하나 둘 사기 시작했습니다.

[임 모 씨]
"(와 있는 사람이) 50명 정도 돼. 외롭고 쓸쓸하고 뭐 집에 앉아서 뭘 하냐고. (가면) 얘기도 주고받고…"

말린 인삼과 홍삼정 각각 200만 원씩 냈다는 게 임 씨 얘깁니다.

인삼값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임 씨 딸]
"한 3억 6천(만 원) 정도. 21년경에 저희 엄마가 집을 매각하셨더라고요. 계약금 받은 날 엄마가 7,300만 원어치 홍삼을 사신 거예요."

[임 모 씨]
"<어떻게 하다가 금액이 점점 커진 거예요?> 삼이 맨날 나오는 게 아니고 10년 후에 나온다는 거야…"

결국, 임씨 자녀들은 "판매원이 노인을 장기간 교육해 노후자금을 편취했고, 판매 제품의 성분과 가치가 의심스럽다"며 판매원과 업체를 사기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인삼에 큰돈을 쓴 노인은 임 씨뿐이 아닙니다.

취재진이 직접 평일 오전 9시 업체를 찾아가봤습니다.

1시간 만에 60명이 넘는 노인들이 모여들었습니다.

[80대 남성 (음성변조)]
"일주일에 많이 오면 세 번 두 번 나와요. 그래도 여기 오면 행복하고 사랑받고. 노인네들을 사랑하는데 여기는. 뭐 삼성보다 더 좋은 회사요."

전문가들은 일종의 '그루밍' 수법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곽금주/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
"더불어서 매일매일 뭔가를 같이 하고 있는 그러한 사람들에게 의존이 됩니다. 노인들도 사실은 그루밍 대상이 될 수 있고 또 쉽게 그렇게 되는…"

업체 측은 "사회공헌 활동의 결과로 노인 고객이 많은 것이지, 영업 방식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판매원 역시 "인삼 대금은 2억 3천만 원 정도로 임 씨가 좋은 것만 먹겠다고 했다"고 반박했습니다.

[판매원 (음성변조)]
"문턱이 닳도록 내가 이 엄마를 (잘) 해줬단 말이에요. <암도 낫게 해준다. 두바이 대통령도 먹는다. 이렇게도 설명하셨다고.> 두바이 대통령도 먹었죠."

고소장을 접수한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번 주 고소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에 나설 방침입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한지은, 전인제 / 영상편집: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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