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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대기실 화성시청에 설치
희생자 4명 유족만 모여… 울분 토로
아리셀 공장 ‘불법 파견’ 의혹도
리튬배터리 제조업체 아리셀의 모회사인 에스코넥 박순관(왼쪽 두 번째) 대표가 25일 경기 화성시 화재 현장 앞에서 전날 참사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박 대표는 “국가적으로 너무 큰 물의를 일으켜 굉장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화성=최현규 기자

25일 오전 11시쯤 경기 화성시청 모두누림센터 2층 세미나실. 이곳에 마련된 경기 화성시 리튬배터리 공장 화재 유가족 대기실에는 화재 사망자 23명 가운데 단 4명의 유족만이 모여 있었다. 사망자 다수가 외국인 노동자인 데다 신원 확인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빈소를 마련할 유족의 모습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번 화재 사망자 23명 중 중국인은 17명이다. 유족들은 사고 수습 과정에 대해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 유족은 “사고 당일 소식을 듣고 달려왔지만 구체적인 상황 설명이 없었다”고 했다. 다른 유족도 “희생자 4명 가족만 모여있는 게 말이 되느냐. 왜 유족들에게 연락을 제대로 하지 않느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한 유족은 “외국인이라 차별받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화재로 딸을 잃었다는 유족은 “생때같은 우리 딸을 보내고 어떻게 사느냐”고 울부짖었다. 그는 주변 사람에게 딸 사진을 보여주면서 “너무 예쁘지 않느냐. 사고 나기 전날 밤에 늦게 들어와서 아침에 얼굴도 보지 못했다”며 오열했다. 사망자 중에는 올가을 결혼을 앞둔 중국인 여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시는 이날 오후 화성시청 로비에 ‘서신면 전곡리 공장화재 추모 분향소’를 설치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망자 23명 가운데 전날 수습한 22명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는 부검을 위해 시신을 실은 차량이 줄지어 들어섰다. 신원 확인이 안 된 이들의 시신은 이름 없이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순서대로 붙인 번호로 호명됐다.

국과수에 도착한 차량 기사들은 “19번이요”라고 부르는 식으로 사망자를 식별했다. 19번 시신을 옮긴 차량 뒤편엔 ‘불상19번’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오후 1시쯤 1번부터 22번까지 번호표를 단 시신이 모두 국과수에 도착했다. 국과수 관계자는 “이번 부검은 사망 원인이 비교적 뚜렷해 신원을 파악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의 모회사 에스코넥 박순관 대표가 현장을 찾았다. 박 대표는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으신 분들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사죄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아리셀 근로자 103명 중 정직원은 50명, 파견직은 53명이다. 박 대표는 “불법 파견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화재 당일 아리셀 공장에 외국인 근로자 50명을 보낸 파견업체 메이셀 측은 불법 파견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현행 파견법상 원청업체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게 직간접적 업무수행을 지시할 수 없으나 아리셀은 작업 지시 등 업무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아리셀이 불법파견을 받았는지 적법한 도급 계약을 맺었는지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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