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고법, 최태원·노소영 판결문 정정]
이례적 판결문 정정·설명 자료까지 공개해
사후 수정 가능···재산분할 비율 등 영향 無
SK측 추가 경정, 판결 영향 등에 의문 제기
"중요부분 오류 인정···대법에 영향줄수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최태원(63) SK그룹 회장·노소영(63)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판결문 정정에 나섰다.항소심 재판부가 ‘판결문 일부 수정이 있었더라도, 재산 분할의 비율과 대상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으나, 중요 사실 관계에 대한 계산 오류라 향후 대법원 판단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김옥곤·이동현 부장판사)는 18일 ‘17일자 판결경정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설명 자료를 냈다. ‘최 회장 명의 재산 형성에 함께 기여한 원고 부친·원고로 이어지는 계속적인 경영 활동에 관한 ‘중간 단계’의 사실 관계에 관해 발생한 계산 오류 등을 수정했다’는 게 항소심 재판부의 설명이다. 특히 ‘최종적인 재산 분할 기준 시점인 올 4월 16일 SK주식 가격인 16만원이나 구체적인 재산 분할 비율 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 청구 사건에서 선고 이후 사실 인정 등에 관해 ‘잘못된 계산이나 기재’가 있다는 점이 나중에 확인되면 ‘판결결정’의 방법으로 판결의 기재 내용을 사후적으로 수정할 수 있다는 게 대법원의 판례라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최 회장 측이 전날 판결문 수정에 따라 SK 가치 상승 기여도를 최종현 선대 회장이 125배, 최 회장이 35.6배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2009년 11월 3만5650원은 중간 단계의 가치로 최종적인 비교 대상이나 기준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최 회장과 선대 회장의 기여는 160배와 125배로 비교해야 한다는 게 항소심 재판부의 생각이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1994년 11월 최 회장 취득 당시 대한텔레콤(SK C&C의 전신) 가치를 주당 8원, 최종현 선대 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에는 주당 3만5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 이에 최 회장 측이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자, 1998년 5월 가치를 주당 1000원으로 바꿨다. 최 회장 측은 판결문 수정에 따라 선대 회장과 최 회장의 주식 가치 상승 기여가 각각 125배, 35.6배로 수정돼야 하고, 결국 국1조3808억원이라는 재산 분할 판결도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판결문을 2024년까지 비교 기간을 늘리도록 추가 경정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오류 전 12.5 대 355를 기초로 판단했던 것을 125대 160으로 변경한 게 판결에 영향이 없는지 의문도 제기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판결문 정정에 대해 양측 공방이 향후 대법 판단에 미칠 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대법이 법리 만을 심판하는 ‘법률심’인데다, 가사 소송 대법원 파기환송률이 2%에 불과하다는 측면에서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가 오류를 인정해 정정한 데다, 최 회장·노 관장 사이 이혼 소송이 기존 가사 사건과 달리 특유 재산 인정이나 주식이 분할 재산이 되는지 등 특수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대법원 판단에 영향이 적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재산 분할의 근거로 작용할 주요 부분에 오류가 있었던 만큼 대법원이 판결문 정정 부분을 최종 판단에 있어 유심히 살펴볼 수 있다는 얘기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통상 판결문에 명백한 오기가 있더라도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은 데, 항소심 법원은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지적에 대해 즉각 정정했다”며 “이는 잘못된 사실을 기반으로 논증이 이뤄져 법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법원이 법리적 잘못을 판단하는 법률심이라고 어지간한 (가사)사건이 아니면 하지만,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하나, 최 회장·노 관장 사이 이혼 소송은 대기업의 전체적 재산을 분할하는 초유의 사건”이라며 “개인 특유 재산을 인정할지 또 주식을 재산 분할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 등 지금껏 다루지 않은 부분에 대한 판단인 만큼 대법원이 오류 등 모든 부분에 대해 신중히 살펴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0548 "정부가 죽인 의료 살리겠다"…진료 접고 여의도서 피켓 든 의사들 랭크뉴스 2024.06.18
» »»»»» ‘계산 오류’ 1.4조짜리 세기의 이혼 판결…대법원 판결 영향은? 랭크뉴스 2024.06.18
40546 손석희가 직접 묻는다... 11년 만에 MBC 복귀 랭크뉴스 2024.06.18
40545 "아직 어리니 인생 생각해서‥" '성폭행 무고' BJ 석방 랭크뉴스 2024.06.18
40544 “오후엔 진료 안 해요”… 일부 의원 ‘꼼수 휴진'에 환자 불안 가중 랭크뉴스 2024.06.18
40543 북한군 20~30명 군사분계선 또 침범…경고사격에 북상 랭크뉴스 2024.06.18
40542 4억 원은 줘야 지방·공공병원 의사 구한다... 최고 6억 받는 의사도 랭크뉴스 2024.06.18
40541 [단독]국내 자문단 교수도 석유공 담당자 논문 공저…‘검증 공정성’ 의혹 증폭 랭크뉴스 2024.06.18
40540 [속보] 의협 "정부가 요구 받아들이지 않으면 27일부터 무기한휴진" 랭크뉴스 2024.06.18
40539 [속보] 의협회장 "정부가 요구 수용 안 하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랭크뉴스 2024.06.18
40538 검찰, 김호중 구속기소… 결국 음주운전 혐의는 제외 랭크뉴스 2024.06.18
40537 [속보] 의협 “정부, 요구 안 받아주면 27일부터 무기한휴진” 랭크뉴스 2024.06.18
40536 동네병원 휴진 첫날…“원장님 ‘치과 가서’ ‘학회 가서’ 쉽니다” 랭크뉴스 2024.06.18
40535 정부 “불법 진료 거부 이어지면 의협 임원 변경·해산 등 가능” 랭크뉴스 2024.06.18
40534 [속보] 의협 “정부가 요구 받아들이지 않으면 27일부터 무기한휴진” 랭크뉴스 2024.06.18
40533 "중학생들 상대로 이런 짓을‥" '천인공노' 교사에 분노한 판사 랭크뉴스 2024.06.18
40532 '밀양 성폭행' 12번째 가해자 지목된 남성, 결국 직장서 해고 랭크뉴스 2024.06.18
40531 내일 제주부터 ‘최대 200㎜’ 초강력 장마…내륙은 35도 불더위 랭크뉴스 2024.06.18
40530 어김없이 찾아온 장마…기후변화에 양상 점점 예측 불가 랭크뉴스 2024.06.18
40529 정부 “의협 집단휴진 불법… 설립 목적 위배 시 해체도 가능” 랭크뉴스 2024.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