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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우주청과 다른 연구기관 간 역할 분담 과제”
우주항공청 초대 청장에 내정된 윤영빈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초대 우주항공청장(차관급)으로 윤영빈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를 내정했다. 윤 교수가 로켓엔진 분야의 석학이라는 점에서 과학계에서는 스페이스X의 팰컨9 같은 ‘재사용 발사체’ 연구에 우주항공청이 힘을 실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성태윤 대통령 정책실장은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다음달 27일 출범하는 우주항공청 고위직 인선을 발표했다.

1급인 우주항공임무본부장에는 존 리 전 미국항공우주국(NASA) 본부장이, 우주청 차장에는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이 각각 내정됐다.

성 실장은 윤 청장 내정자에 대해 “액체로켓, 가스터빈 엔진 등 연구를 40여년간 수행해왔고 나로호, 달탐사 1단계 개발 등에 참여해 성공시키는 데 기여한 우주 추진체 분야 우리나라 대표 연구자”라고 밝혔다.

리 본부장 내정자에 대해서는 “1992년부터 NASA에서 29년간 재직하며 굵직한 우주 프로그램을 관리한 우주분야 전문가이고 미국 백악관에서 예산 관리자 직책을 수행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노 차장 내정자에 대해선 “지난해 9월부터 과기부 연구개발정책실을 맡아 우주항공청 출범의 산파 역할을 해왔다”며 “기술에 대한 이해도와 행정 전문성을 모두 갖춘 최고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주요 직위에 내정한 만큼 우주항공청이 성공적으로 출범해 우리나라 우주 항공산업을 잘 이끌어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성 실장은 전했다.

윤 내정자는 “우주청 설립은 우주항공인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며 “우주항공청 개청은 단순 정부조직 신설이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고자 하는 이번 정부의 담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초대 수장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 교수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미시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정통 로켓엔진 공학자다. 미래 로켓엔진을 개발하기 위한 서울대 차세대우주추진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 센터는 로켓 엔진에서 고신뢰성·고효율성을 확보하고, 재사용 발사체 기능을 만드는 것이 핵심 목표다.

기존 발사체는 한 번 임무를 수행하면 바다에 버려지지만, 재사용 발사체는 수십회를 반복해 사용한다. 바다에 떨어진 발사체를 회수해 다시 쓰는 것인데, 여기에는 발사체 고도를 안전하게 낮춰 원하는 곳으로 유도하는 첨단기술이 필요하다.

재사용 발사체를 쓰는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중고 자동차가 새 자동차보다 값이 싸듯 재사용 발사체가 새 발사체보다 발사 비용이 낮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재사용 발사체를 상업화한 스페이스X의 팰컨9은 ㎏당 발사 비용이 약 2000달러(270만원)다. 반면 재사용이 안 되는 한국의 누리호는 약 3만달러(4100만원)에 이른다. 15배 비싸다.

학계에서는 향후 우주항공청이 항공우주연구원 등 기존 우주분야 연구기관과 역할을 어떻게 정리할지를 조직 안착의 관건으로 본다. ‘옥상옥’을 막을 교통정리가 초대 청장이 맡을 가장 큰 과제라는 지적이다.

황호원 한국항공대 교수는 “항공우주연구원 등이 기존에 수행하던 연구·개발(R&D)과 구별되도록 우주항공청은 정책 기능을 강화한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며 “특정 연구 프로젝트가 아니라 우주 연구의 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전 항공대 교수)은 “현재 정부 계획대로라면 우주항공청은 새로운 우주기술을 모색하기 위한 ‘개념 연구’를 하는 기관”이라며 “개념 연구는 본격적인 연구를 대비해 연구 기간은 얼마나 걸릴지, 부족한 기술은 뭔지를 미리 확인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교수는 “개념 연구는 본격적인 R&D를 할 항공우주연구원 같은 기관이 한꺼번에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아니겠느냐”며 “지금 조직 구조대로라면 항공우주연구원과 역할을 나눌 때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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