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업세액감면지역 공유오피스에 유령 사업장 내고 세금 한푼도 안내


온라인 성인방송(CG)
[연합뉴스TV 제공]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온라인 성인방송 기획사 A사는 속칭 '벗방' 콘텐츠 업체다. 방송 진행자(BJ)가 생방송 중 신체를 노출하는 대가로 받는 후원금이 이 업체의 주된 수익원이다.

A사는 후원금을 결제하는 시청자의 실명이 노출되지 않는 점을 악용해 후원을 유도하는 '바람잡이'가 되기로 했다. 누군가 생방송 중 거액의 후원금을 내면 다른 시청자도 경쟁적으로 후원금을 결제하는 경향이 있는 점을 노린 것이다.

A사는 시청자인 척 수억원에 달하는 '바람잡이' 후원금을 BJ에게 보냈고 시청자들은 질세라 더 큰 후원금을 냈다. A사가 낸 후원금은 모두 법인자금으로 충당했고 세무상 비용으로 처리됐다.

세무당국은 A사의 후원금 비용 처리에 법인세 탈루 혐의가 있다고 보고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세청은 온라인 성인방송·기획사·BJ, 비사업자로 위장한 중고명품 판매자 등 온라인 신종 탈세 혐의자 21명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모두 실명 확인과 소득 추적이 어려운 온라인 거래 특성을 악용해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는다.

국세청 세무조사 (CG)
[연합뉴스TV 제공]


벗방 방송·기획사의 사주·BJ 등은 법인자금으로 이른바 '바람잡이' 후원금을 결제하고 친인척에게 인건비를 준 것처럼 허위 경비 처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면세사업자로 위장해 부가가치세를 전액 탈루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들은 명품·외제차 소비, 성형수술 비용, 임차보증금 등 개인 지출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신재봉 국세청 조사분석과장은 "벗방 기획사들이 각각 수억 원 규모의 유료 아이템을 법인자금으로 구매한 정황을 확인했다"라며 "세무조사를 통해서 세무상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비용에 해당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근마켓·중고나라·번개장터 등 온라인 중고마켓에서 '비사업자인 척' 고가의 중고명품을 다수 판매한 전당포업자 등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들은 총 1천800건 이상의 귀금속·가방·시계·오토바이 등을 판매해 받은 39억원을 신고하지 않고 은닉해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금을 최고 100% 감면받을 수 있는 지역의 공유 오피스 등에 허위로 사업자 등록만 하는 수법으로 과세 망을 빠져나간 유튜버 등도 조사를 받게 됐다.

이들은 공유 오피스의 임대료가 저렴한 점을 노려 세제 지원 대상인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외 지역'에 사업자 등록만 한 뒤 세금 혜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청년이 법이 정한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외 지역에서 창업하면 5년간 세금을 최고 10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나머지 지역에서 창업할 경우 세금 감면율은 50%다.

이들은 모두 유튜버 등 '정보통신업' 사업자들이다. 오프라인 사업장이 필요 없다는 점을 악용해 실제 서울·수도권에서 일하면서 '100% 세금 감면' 지역에서 일을 한 것처럼 속인 셈이다.

이들이 부당하게 감면받은 세액 규모는 각각 10억원 내외 수준인 것으로 국세청은 파악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기존 사업을 폐업한 뒤 재개업하거나 배우자 명의 사업을 본인 명의로 재개업하는 수법으로 사실상 창업이 아님에도 세제 지원 대상인 '창업'으로 위장한 사실도 드러났다.

국세청 관계자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 고용을 창출하고자 하는 청년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제도가 올바르게 운용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7763 "사람은 양심이 있다"... 길에서 122만 원 주운 여고생이 한 말 랭크뉴스 2024.04.25
17762 [속보] 노연홍 의료개혁특위 위원장 "구체적인 의대 정원 증원 논의할 계획 없다" 랭크뉴스 2024.04.25
17761 “열 사람 살리고 죽는다”던 아버지, 74년 만에 백골로 돌아왔다 랭크뉴스 2024.04.25
17760 가격 폭등에 ‘검은 반도체’ 된 김…채소·과일처럼 계약재배할까 랭크뉴스 2024.04.25
17759 “‘n번방’만큼 악질” 성착취물 1900개 제작·소지 초등학교 교사 랭크뉴스 2024.04.25
17758 수출·대기업 온기 느낀다는데…내수·중기는 ‘한겨울’ 랭크뉴스 2024.04.25
17757 '롯데카드 직원이 협력사와 짜고 105억 횡령'... 당국, 예방조치 마련 랭크뉴스 2024.04.25
17756 국민의힘, 총선 패인 분석 토론회…민주당 “전세사기 특별법 처리” 압박 랭크뉴스 2024.04.25
17755 대통령실 "회담 진정성 있나"…의제조율 난항에 이번주 넘길수도 랭크뉴스 2024.04.25
17754 나는 시골 ‘보따리상 의사’…평범한 의사가 여기까지 오려면 랭크뉴스 2024.04.25
17753 하이브, 민희진 고발…“‘뉴진스 데리고 나간다’ 대화” 랭크뉴스 2024.04.25
17752 “환불 못 해드려요”…스터디카페에 공부하러 갔다가 법 공부할 판 랭크뉴스 2024.04.25
17751 "전셋값 때문에"... 서울 아파트 매매, 2021년 이후 최대 랭크뉴스 2024.04.25
17750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이익 2.8조 원…‘깜짝 실적’ 랭크뉴스 2024.04.25
17749 9세 초등생까지 유혹한 '사이버도박'... 규칙 쉬운 바카라·홀짝에 빠졌다 랭크뉴스 2024.04.25
17748 바이든은 ‘틱톡 강제 매각 법’ 서명했는데…선거캠프 계속 사용 랭크뉴스 2024.04.25
17747 정부 "어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중단, 일본 측 통보받아" 랭크뉴스 2024.04.25
17746 영수회담 2차 실무회담 ‘삐그덕’ 기류···대통령실 “민주당, 의제 답까지 요구” 랭크뉴스 2024.04.25
17745 세브란스병원 교수들, 다음달부터 주 1회 휴진…“사직 효력” 엄포 랭크뉴스 2024.04.25
17744 "집안일에서 발 떼세요"…2시간만에 완판된 '삼성전자 굿즈' 보니 랭크뉴스 2024.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