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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6일 대전 카이스트 학위수여식 도중 한 석사 졸업생이 “알앤디 예산 복원하십시오”라고 소리치는 순간 경호원이 입을 막으며 제지하고 있다. 대전충남사진공동취재단

연이은 ‘입틀막(입을 틀어막음)’ 조처로 과잉 경호 논란에 휩싸인 대통령실 경호처가 억대 예산을 들여 대통령 경호 활동을 소개하는 이례적인 홍보 행사를 열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라장터 국가종합전자조달 누리집에 경호처가 올린 ‘경호활동 소개 행사 용역’ 관련 과업지시서 등을 7일 보면, 경호처는 ‘첨단 과학 경호’를 주제로 대통령 경호를 홍보하기 위한 행사를 5월 중 대통령실에서 여는 것으로 계획했다. 관계기관 및 경호부대 100명과 경호처 경호공무원 100명이 행사에 참여한다. 사업 예산은 1억4000만원이다. 경호처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첨단 경호전문기관의 면모를 확고히 하고, 대통령의 절대 안전을 보장하며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돌봄의 경호, 개방의 경호를 알리기 위한 경호 활동을 소개하는 행사”라고 사업 목적을 설명했다.

해당 입찰은 지난 1일 ‘긴급 공고’로 나라장터 누리집에 올라왔다. 일반입찰은 공고 기간이 7∼40일이지만, 국가계약법상 ‘긴급한 행사를 위해 필요한 경우’(긴급입찰) 이 기간을 5일로 단축할 수 있다. 입찰은 오는 12일부터 시작되고 입찰일은 16일이다. 경호처의 홍보 행사가 급하게 마련된 거로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통령 경호 활동과 관련해 행사가 열리는 것은 16년여 만이다. 과거 경호처는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대통령 부부 앞에서 경호 시범 행사를 하곤 했는데, 이러한 관행은 전두환 정부 때 시작돼 2008년 이명박 정부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부터 경호 시범 행사가 열리지 않았고, 이런 기조는 문재인 정부까지 이어졌다. 박근혜 정부는 관련 행사를 열지 않은 이유를 뚜렷하게 밝히지 않았고, 문재인 정부에선 ‘시대에 뒤떨어지고, 번거롭다’는 이유를 들었다.

올해 들어 잇따른 ‘과잉 경호’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경호처가 직접 기획한 행사인 만큼, 그 배경과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1월18일, 전북 특별자치도 출범식), 카이스트 졸업생(2월16일, 카이스트 학위수여식),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2월 1일, 의료개혁 민생토론회)이 대통령 앞에서 목소리를 내려다 경호원들에게 입을 틀어 막힌 채로 붙들려 나갔다. 경호처는 입찰 대상 업체에 전하는 이 행사의 기본 방향으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콘셉트를 설계하여야 한다”며 “국민이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행사를 기획·연출하여야 한다”고 적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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