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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팔로워 40만 가상자산 분석 인플루언서
“美와 경쟁 국가도 비트코인 ETF 내놓을 것”
“신흥시장부터 스테이블코인 확산할 것”

그래픽=손민균

“단언컨대, 비트코인은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거시경제 트렌드입니다. 전 세계 증권 시장의 약 40%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미국의 규제 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의 자산 지위를 인정했어요. 일반인과 기관이 보유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들었죠. 이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닉 카터(Nic Carter·32) 코인메트릭스 의장 겸 캐슬아일랜드 벤처스(VC) 제네럴파트너는 “올해 초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비트코인 역사상 가장 큰 이벤트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미국의 비트코인 제도권 편입은 미국과 금융·경제 패권을 경쟁하는 다른 국가가 자체 ETF를 승인하도록 촉진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30대 초반의 젊은 창업가 닉은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1세대 가상자산 분석 전문가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의 1호 가상자산 애널리스트였던 그는 2018년 가상자산 분석 업체 코인메트릭스를 세우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블룸버그와 CNBC 등 미국 경제 전문 매체들이 카터 의장을 찾아 가상자산 시장 동향 및 전망을 묻기 시작하면서 그는 점차 유명 인사 반열에 올랐다.

가상자산업계에선 카터 의장을 손가락 안에 드는 오피니언 리더로 평가한다. 현재 엑스(옛 트위터)에서 카터 의장을 팔로우하는 사람만 38만명에 달한다. 주요 알트코인 창업자들 엑스 팔로워 수가 대부분 10만명을 밑도는 점을 고려하면 카터 의장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 지난달 20일 조선비즈는 카터 의장과 화상 인터뷰를 했다. 카터 의장의 국내 언론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가상자산 분석업체 타이거리서치의 김규진 대표가 이번 인터뷰에 함께 참여했다.

그레이스케일을 제외한 9개 비트코인 현물 ETF의 비트코인 보유량 변화. 지난 3일 기준으로 48만개를 돌파했다. /크립토퀀트 제공

카터 의장은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촉진제’라고 비유했다. 그는 “ETF 승인은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이끌었고 금융 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을 제도권 안에 안착시킬 강력한 촉진제다”라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올 1월 1일 4만2000달러대였던 비트코인은 1월 11일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승인 이후 랠리를 거듭해 지난 5일 기준 6만7750달러까지 올랐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선 여러 차례 1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금 ETF에서 자금이 빠져 비트코인 ETF로 돈이 흐르는 현상도 나타났다.

카터 의장은 비트코인 가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시장 전망을 이야기할 땐 미국의 기준 금리가 5.5% 수준으로 높은 데도 비트코인이 상승 랠리를 펼친 최근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금리가 5%를 넘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랠리한 점은 다른 자산 시장과 대조적이다”면서 “ETF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 흐름을 타고 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비트코인은 최근 상승세 중에도 여러 차례 단기 조정을 받으며 휘청였다. 여전히 비트코인은 투자 수단 중 변동성이 높은 축에 속한다. 지난달에만 비트코인은 최고 7만3000달러대, 최저 6만2000달러대를 오르내리며 투자자들의 심리를 흔들었다.

이에 대해 카터 의장은 가격 변동폭이 줄어드는 변환기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줄어들 것”이라며 “이제 기관 투자자가 있고 나라에서 운영하는 국부 펀드도 비트코인을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나 내년 중에 변동폭이 감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70~80%까지 가격이 폭락하곤 했다면 이젠 변동폭이 30~50% 수준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닉 카터 코인메트릭스 의장 겸 캐슬아일랜드VC 제네럴파트너가 지난해 12월 27일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블룸버그에 출연해 2024년 가상자산 시장 전망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블룸버그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지만 시장의 다음 관심사인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다. 카터 의장은 “올해 이더리움 현물 ETF가 출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SEC는 비트코인 ETF 승인을 주저한 것으로 보이나 비트코인의 경우 SEC가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어쩔 수 없이 ETF를 승인했다”라고 말했다.

카터 의장이 언급한 소송은 미국 법원이 지난해 8월, SEC를 상대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을 재검토하라고 낸 결정을 뜻한다. 앞서 SEC는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을 반려했고 이에 그레이스케일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카터 의장은 “현재 이더리움 현물 ETF 관련 소송은 없다”며 “누군가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송사에만 1년 이상 걸릴 가능성이 크다. 지금 예상하는 시나리오에선 이더리움 ETF가 승인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SEC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가상자산 관리·감독 패권을 두고 대립하는 점도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승인을 늦추는 요인이다. 이더리움을 두고 SEC는 증권성이 있다고, SEC는 상품이라 해석하며 양 기관은 서로 자기 기관의 규제 아래 이더리움을 두려고 하고 있다.

카터 의장 역시 이런 상황을 언급하며 “양 기관의 의견이 다른데 본격적인 논쟁과 신속한 해석이 내려질 것이라 보지는 않는다”며 “지금처럼 현상유지가 이어질 것이고 결국 지금 바이든 정부에서 이더리움과 다른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코인)이 ETF로 승인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엘살바도르 엘존테 해변의 한 점포 모습. 엘살바도르는 지난 2021년 정부 주도 아래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국가로 현재도 비트코인 사용이 가장 활발한 국가다. /AFP 연합뉴스

카터 의장은 비트코인 이외에 스테이블코인에도 지지를 보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법정화폐와 가치를 동일하게 연동한 가상자산을 뜻한다. 가상자산이 실물 경제에 쓰이는 실질적인 활용이 스테이블코인에서 시작될 것이란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소셜미디어와 언론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스테이블코인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1500억달러 수준이고 앞으로 5년 이내에 1조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카터 의장은 스테이블코인 사용의 편익으로 기존의 은행 시스템과 비교해 결제 속도가 빠르며 외환 거래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등 중·저개발 국가에서 현지 통화를 미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꾸는 현상이 목격된다. 해당 국가에서 현지 통화가 신뢰를 잃어버렸고 금융 소비자들이 스테이블코인으로 효율적인 화폐 사용 경험을 터득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스테이블코인 상용화가 미국 정부의 경제 주권에 해가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카터 의장은 미국 정부에 돌아가는 이익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국가로 가정하면 전 세계에서 16번째로 많은 미국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재정 적자를 채권으로 메우는 미국 정부로선 (스테이블코인 산업 발전이) 유용하며 달러의 영향력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기도 한다”고 했다.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타이거리서치 사무실에서 닉 카터 코인메트릭스 의장 겸 캐슬아일랜드VC 제네럴파트너(왼쪽)와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오른쪽)가 대담하고 있다. /김태호 기자

카터 의장은 올 한해 주목하는 트렌드로 이더리움의 위기와 비트코인 기반 새로운 생태계 형성을 지목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기술의 원조 격이다. 그러나 다른 블록체인 메인넷과 비교해 거래 처리 속도가 느리고 수수료가 비싸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메인넷이란 가상자산 등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기반이 되는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뜻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제2의 이더리움’을 목표로 새로운 메인넷이 쏟아졌다. 동시에 비트코인 기반에 개선된 환경을 구축한 체인들도 나타났다. 카터 의장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여러 메인넷의 등장은 이더리움의 유동성을 분할하는 효과를 일으킨다”며 “이더리움은 지난해 다른 메인넷과 비교해 큰 인기를 끌지 못했는데 올해 차별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비트코인 기반 새로운 메인넷에 대해선 “비트코인이 이더리움과 기술적으로 동등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더 확장 가능한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렇기에 비트코인에 대한 열기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왼쪽부터 이더리움, 비트코인, 솔라나를 주화로 형상화한 이미지. /크립토데일리

하지만 결국엔 수많은 메인넷이 경쟁을 거듭하다 7개 정도로 정리될 것이란 게 카터 의장의 전망이다. 그는 “결국 사람들은 같은 금융 네트워크에 있기를 원하는데 이러한 경향은 유동성을 모으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신용카드도 비자와 마스터, 2개의 네트워크로 양분되지 않았느냐”며 “금융은 글로벌 표준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게 효율적이고 그렇기에 블록체인 업계가 성숙해지면 널리 사용되는 메인넷 7개 정도로 통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적으로 미래에도 존속될 메인넷을 꼽아달라는 마지막 질문에 그는 세 손가락을 펼치며 이렇게 말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는 계속 유지될 것입니다.”

☞닉 카터 코인메트릭스 의장은

▲세인트앤드루스대 철학·국제관계학 석사 ▲에든버러대 금융투자학 석사 ▲피델리티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코인메트릭스 공동창업자·의장 ▲캐슬아일랜드VC 제네럴파트너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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