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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 가격 고공행진과 고유가가 맞물리며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2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정부의 대대적 농축산물 할인 지원책과 유류세 할인 기간 연장도 물가를 2%로 끌어내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당분간은 과일 수급이 불안정하고 국제유가도 오를 가능성이 커 고물가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하반기가 되면 할인 지원책 효과가 나타나며 하향 안정세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1%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8월부터 3%대에 머물렀던 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 2%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지난 2월과 마찬가지로 과일 가격 고공행진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과일과 채소를 포함한 신선과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0.3%나 오르며 2월(40.6%)에 이어 2개월 연속 40%대 오름세를 보였다.
신선과실 물가 오름폭을 키운 주된 품목은 이번에도 사과와 배였다. 사과 가격은 2월(71.0%)보다 상승 폭이 커지며 88.2%나 폭등했다. 관련 통계 조사가 시작된 1980년 1월 이래 역대 최대 상승 폭이다. 배(87.8%) 역시 관련 통계가 작성된 75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채소류 중에선 토마토(36.1%) 파(23.4%) 등의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다른 농축수산물도 가격이 내린 품목을 찾아보기 힘들다. 축산물은 전년 동월보다 2.1% 올랐고 수산물 역시 지난해 1월과 비교해 1.7% 올랐다.
지난달에는 국제유가까지 물가를 압박했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1.2% 상승하며 지난해 2월부터 올 2월까지 13개월 연속 이어진 하락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2월부터 시작된 국제유가 상승분이 지난달부터 본격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추세상 앞으로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공산이 높다. 이달 말까지인 유류세 인하 기간이 연장되는지 여부도 변수로 꼽힌다.
이외 공업제품, 서비스 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2%, 2.3% 올랐다. 버스, 택시비를 포함한 공공서비스 물가는 2.0%, 개인서비스 물가는 3.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당분간 물가 고공행진을 피하긴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1500억원 규모로 긴급투입된 할인지원책 덕분에 농축산물 물가 상승세는 조금씩 꺾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이 지난달 18일 투입되면서 지난달 1~20일에 비해 21~31일 가격 오름세가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전달보다 0.2% 포인트 떨어진 2.4%를 기록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기상 여건이 개선되고 정책 효과가 본격화하면 하반기에는 물가가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