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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열세 분위기 반전용 해석
부활절 연합예배 참석한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함께 찬송을 부르고 있다. 김창길 기자


‘정권 심판’ 위기감에…후보들, 당정 실책 인정 “책임 통감”

“이대로면 망해…국민에 무릎 꿇어야” 대통령에 사과 요구도

윤 대통령 “국민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것” 몸 낮춰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국정 현안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한다고 대통령실이 31일 밝혔다.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를 통해 의료개혁 등 국정 현안에 대해 기조와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을 열흘 앞두고 정권심판론이 거세지면서 국민의힘 패색이 짙어지자 여론을 되돌릴 반전 카드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민의힘에서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해진 후보(경남 김해을)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을 향해 “국민을 실망시킨 것, 국민을 분노하게 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 후보는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 참패고, 대한민국은 망한다. 그러나 아직 살길이 있다.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무릎 꿇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한 것은 조 의원이 처음이다. 조 의원은 나아가 “대통령실과 내각은 즉각 총사퇴해 대통령에게 국정 쇄신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축하인사를 통해 “저와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국민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국민의 아주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겠다”며 “저와 우리 정부는 어렵고 힘든 분들이 일어서실 수 있도록 따뜻하게 보살피고 이분들께 힘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읍소 모드’에 돌입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총선 출마자들은 정부·여당의 실책을 인정하고 달라지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거세지는 정권심판론에 휩쓸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반성한다”며 읍소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용인 지원유세에서 “국민의힘과 정부에 부족한 게 있다고 생각하실 것 같다”며 “저도 인정한다. 저도 바꾸고 싶다. 그런데 제가 바꾸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어떤 정부든 완벽하게 국민의 마음에 들 수는 없을 것”이라며 “중요한 차이는 여러분의 지적에 반응하고 고치려 하느냐 아니냐다”라고 말했다.

윤상현 후보(인천 동·미추홀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윤 후보는 “당도 정부에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며 “민심 따르는 당 만들겠다, 대통령도 민심 따르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은혜 후보(경기 성남 분당을)는 유세에서 “저희가 무기력했고 주민들에게 어깨를 내어드리지 못했다”면서 “저 김은혜가 대신 반성한다. 이제 정신 차리겠다”고 말했다.

전날 유승민 전 의원이 “남은 기간 동안 대통령과 국민의힘 후보들이 국민 마음에 들지 않게 했던 부분을 정말 반성하고 총선과 관계 없이 잘못된 걸 인정하고 바로 잡고 그러면서 새롭게 정부가 정책을 펼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을 필두로 여권에서 반성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나경원 후보(서울 동작을)는 전날 SNS에 “국민의 실망과 질타를 적극적으로 정부에 전달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며 “최소한의 힘만이라도 허락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당이 읍소에 나선 것은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도피성 출국에 의료 갈등 장기화, 윤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 등으로 정권심판론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운동권 청산’ ‘이재명·조국 심판’ 등의 카드가 먹히지 않자 최후의 수단으로 여론에 무릎꿇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지난 2년의 국정운영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취할 경우 민심이 진정성 있게 수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가장 중요한 게 상황에 대한 정확한 보고”라며 “여론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도 당장 뉴스를 보시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일 많이 고민하실 분인데, 당연히 이런 저런 말에 대해서 본인 생각이나 판단이 있으시지 않겠냐”고 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한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의 지원 유세를 한 뒤 “지난 2년 동안 정권에 대한 민심은 계속 안 좋았는데 당에서 그동안 뭘 했나”라며 “대통령이 잘못했는데 입을 꾹 닫고 있었던 당 사람들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만시지탄이지만 우리 후보들이 전국적으로 선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국민들께 우리에게 표를 주시면 어떻게 이제까지와 다르게 하겠다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공개 사과 카드는 오히려 보수 핵심 지지층 표를 이탈하게 하는 ‘하책’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윤 대통령과 지근거리에서 일했던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이 무릎꿇고 지난 2년 동안 잘못했다고 사과한다고 해서 (민주당 찍으려던) 표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보수에서 대통령감도 아니라며 있던 표도 떨어질 것”이라며 “하책 중의 하책”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일제히 국민의힘 후보들의 읍소 작전을 ‘대국민 사기’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유튜브 방송에서 “국민의힘, 정부 이쪽에서 이제 읍소 작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 같다”며 “악어의 눈물, 이번에 속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분명히 단체로 몰려 나와서 잘못했다. 반성한다 이러면서 큰절하고 그럴 것”이라며 “지금까지 수없이 반성한다 그래 놓고 한 번도 바꾼 일이 없다. 또 다른 대국민 사기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민의힘에 다시 기회를 주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조해진 후보가 윤 대통령에게 “국민에게 무릎 꿇어야 한다”고 요구한 데 대해 “혼자 꿇지 말고 백몇일째 보이지 않는 부인과 함께 무릎을 꿇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릎은 무릎이고 윤석열·김건희와 관련된 각종 범죄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난 뒤에 그 결과를 보고 용서 여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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