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서울대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총회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교수들이 의료공백 장기화로 체력적 한계가 왔다고 호소하며 근무시간을 재조정하겠다는 뜻을 재차 전했다.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환자를 전부 진료하고, 환자를 줄이지 않았지만 물리적·체력적 한계가 온 것 같다”며 “근무시간을 재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의비는 다음 달 1일부로 24시간 연속근무 후 익일 주간 업무는 오프하는 것(쉬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동의했다”며 “이 근무조건에 맞춰서 중증 및 응급환자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수련병원 별로 외래와 수술을 조정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각 (진료)과 사정에 따라 비필수의료를 줄이고 필수의료에 신경을 더 쓰려 한다. 상급병원에서 다른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경증 환자를 줄이도록 할 것”이라며 “상급병원에 와야 할 급한 환자는 의사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 진료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측 입장을 적극 대변하며 의사들과 갈등을 빚어온 박민수 복건복지부 2차관을 언급했다. 방재승 전의비 위원장은 “정부 측이 2000명 증원을 절대 철회할 수 없다고 했고 특히 박 차관이 너무 강하게 애기했다”면서 “정부 의견을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박 차관이 언론 대응에서 뒤로 물러나 주면 대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홍제 원광대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박 차관이) 이 사태를 악화시킨 분이라고 판단한다. 의사를 무시하는 거친 언사가 (의사의) 감정을 건드렸다. 그런 대상자와 어떻게 대화를 할 수 있겠나”라며 “사태 악화가 아니라 대화를 위해서 박 차관이 언론 선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의비는 의사들이 대화창구를 단일화하지 못한 것이 정부와의 대화가 열리지 않은 이유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 측의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방재승 위원장은 “의사 쪽은, 특히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과 전의비는 잘 소통하고 있다”며 “대한의사협회(의협) 쪽에서는 회장이 이번에 선출됐으니 얘기를 해봐야 할 것이지만, 의협과 교수단체가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전의비는 전날인 29일 오후 20개 의대가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 회의를 열고 “진료하는 교수와 환자의 안전을 위해 다음 달 첫째 주부터 교수들의 최소한의 휴게시간이 확보될 수 있도록 24시간 연속근무 후 익일 주간 근무를 오프하는(쉬는) 원칙을 지키도록 강력히 권고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