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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창 '그루밍은 '뻔'하다_너를 사랑해4' 중에서]

<인터뷰> 김지은/ 상담심리사
(기자) 아이는 되게 잘 지내는 것 같은데? 얘가 도대체 어디에서 정서적인 결핍감이 있어서 이런 거에 빠졌을까? 이런 생각이 들 것 같거든요.
(김지은) 보호자들이 많이 간과하시는 게 어른의 시간 체계, 어른의 감정적 깊이와 아동이 느끼는 건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엄마랑 내가 사이가 좋아요. 그런데 내가 방금 혼났어요. 그러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고 끝난 것 같고 세상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단 말이죠. 라고 하는 바로 그 순간에 나에게 다정하게 말도 걸고 기프티콘도 보내주고 그래. 엄마가 다 잘못했네 라고 하고 절대 나에게 화를 내지 않는 이 사람은 그 순간에는 정말 나의 전부가 되는 거예요.
우리 애는 부족한 게 없는데. 이런 얘기를 진짜 많이 하시거든요. 그 부족함이 성인이 생각하는 부족함이 아니에요. 그냥 그 순간, 그 순간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그 순간을 이렇게 채워주는 누군가를 만나가면 굉장히 쉽게 빠질 수가 있는 거죠.

<시사기획 창>은 전문 연구진과 함께 그루밍 실험을 했다.
다음은 음성채팅의 일부이다.

= 하은(가명)아, 근데 요즘 초딩들 있잖아. 초딩들도 성인들하고 만난다더라? 만나는 애들이 꽤 있던데, 보니까?
- 제 주변에는 없는데?
= 아, 다 비밀로 만나는 거지. 뭘 친구들한테 자랑하냐. 하은이랑 아저씨랑 이렇게 통화하고 또 보고 싶을 때 보고 그러면 되는거지
- 그러면 비밀로 해요?
= 응 그게 더 좋지 않을까? 떡볶이 먹고 코노 가고 카페 가고 그러고 오빠랑, 아저씨랑 차에서 데이트 어때?
- 좋아요.
= 좋아?
- 네
= 그러면 음.. 몇 시, 하은이 몇 시까지 놀고 싶어, 아저씨 만나면?
-잘 모르겠어요.
= 해보고 싶은거 뭐있을까?
- 아저씨는요?
= 음.. 나는 뭐 하은이가 할 수 있는건 다 해줄 수 있지.

<인터뷰>강지은/ 범죄심리학자
저는 진짜 매번 놀라는데 제가 오늘 조사 있어가지고 (경찰서) 갔다왔거든요? 어쩜 저렇게 아이들이랑 끊이지 않고 대화를 잘하는지. 실제 조사 다니면 경찰관들이 아이랑 라포 형성을 하는 걸 어려워하거든요.
(기자) 제일 어려운게 아이가 네 이상 대답 안하고...
네 근데 지금 이 하은이는 다 단답형으로 얘기하고 아저씨한테 궁금한 것도 사실 그렇게 많지도 않았는데 대화를 막 끊임없이 하잖아요. 와 이 사람 정말, 정말 뭐가 이렇게 아이들을 어떻게든 이렇게 꼬셔내가지고 이런 경험이 많구나라는게 너무 이렇게 확 느껴지는?

[ 음성 채팅 실험 중 일부]
= 저번에 얘기했잖아. 하은이한테. 엄마, 아빠랑 뽀뽀했다 그랬잖아.
- 네
= 아저씨랑, 아저씨랑도 뽀뽀할 수 있는 거잖아.
- 아저씨랑요?
= 친해지면 나중에 이제 키스 가르쳐줄게.
-키스가 뭐예요?
= 보통 가족끼리는 뽀뽀하잖아. 키스는 입술 부딪히고 서로 혀로 이렇게 키스하는 거야.
- 남자친구랑 하는거 아니에요?
= 물론 아저씨는 남자친구는 아닌데 이제 하은이가 그런거 전혀 경험이 없잖아. 그러니까 아저씨가 가르쳐주면 니가 배울 수 있는 거잖아. 중고등학교 다니면서 첫 경험도 하게 되고 남자친구도 사귀게 되고 또 자기가 좋아하지도 않는데 남자애들이 억지로 해버리는 수도 있고 그러거든. 하은이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모르겠구나. 하은이는 아저씨가 성인 될 때까지 옆에서 잘 서로 이렇게 알려줄 수 있는건 알려주고 그럴게. 성인될 때까지 절대 안할거니까 걱정하지 말아.

<인터뷰>강지은/ 범죄심리학자
다 유도질문이잖아요. 하은이도 그런거 좋아할거잖아. 궁금할거잖아. 이런 식으로 할 거잖아. 다 대답이 약간 네 아니면 아니오로 나오게. 근데 보통 이제 끌어가는 대화 자체가 너도 원래 그런 걸 원하고 있지? 너도 그런 걸 할거니까 네라고 대답해라는 분위기로 계속 끌어가는게 유도 질문의 끝판왕...

<인터뷰> 김소연/ 연구원
제가 이분이랑 총 3일을 연락(통화)을 했어요. 근데 (채팅) 기간으로 치면 3일 그 이상이었기 때문에...비밀로 하자. 이거 친구들한테 말할거야 이렇게 물어보는 걸로 아이를 계속 고립시키려는 느낌? 그런 느낌을 좀 받았던 거 같아요.

<인터뷰> 김성현/ 범죄심리학자
이 과정이(그루밍) 전반적으로 이뤄지면 성적 단계로 넘어가서 조금 더 사랑하는 관계이고 연인관계이고 우리는 저 비밀친구이고 하다보니까 요구하는게 점점 더 적극적으로이뤄지는 거죠. 무언가를 줘버리는 순간 이 사진이나 영상이든 이 자료들은 결국에는 협박의 용도로도 또 이용을 할 수 있잖아요. 그럼 결국 이 학생이 고립이 심각하게 되고 이 사람과의 관계가 더 단단하게 되면서 더 고립되게 되는 그런 과정에 있습니다.

[ 음성 채팅 실험 중 일부 ]
= 밥먹었어?
-네 밥 먹었어요
= 맛있게 먹었어?
-네
= 누구랑 먹었어?
-엄마요
= 집에 혼자 있어?
-아니오, 엄마 지금 주방에 있어요.
= 너는?
-방에요
= 통화 많이 해봤어?
-처음해봐요.
= 처음이야?
-네
= 너 어디살아?
-마곡이요
= 12살이면 몇학년이야?
- 5학년이요.
= 키 몇이야?
-키 148이요
= 오늘 뭐했어?
-학교갔다 왔어요.
= 너 생리 아직 안해?
-생리요? 어 아직 안해요.
= 찌찌도 안커졌겠네?
-네?
= 가슴, 가슴. 아직 안커졌지? 브라도 안하지?

<인터뷰> 김소연/ 연구원
압박감이..
(전문가: 장난 아니죠?


<인터뷰> 김지은/ 상담심리
전형적으로 하기는 해요. 처음에 생리하냐 물어보는 거는 전형적이에요. 생리하냐, 가슴 커졌냐 물어보면 몰라요 이렇게 하면 브라해? 속옷해? 이러면서 일부러 언어를 자극적이게 쓰거든요.

<인터뷰> 김소연/ 연구원
저는 이번 게 진짜 제일 약간 거북했어요. 점진적으로 정보를 높이니까 이게 저도 모르게 계속 반응을 하게되고.

가해자의 지시를 따르던 아이가 거부하면 어떤 반응이 나타날까?
다음 관련 음성 채팅 실험을 보자.

– 여보세요
= 뭐야 딱 받았네 응 어디야?
-집이에요.
= 뭔가..12살이라고 그랬나?
-네
= 지금 이게.. 쉽지 않네. 지금 앉아있다고?
-누워있어요.
= 속옷 내려볼래? 기분 나쁘면 안해도돼.
- 내렸어요.

남자는 자위 행위를 유도했다.

–안할래요.
= 안하고 싶어?
-너무 이상해요.
= 괜찮아 더 이상해져도. 점점 더 이상해지게 해봐
- 안할래요. 이상해요.
= 무서워?
-싫어요.
= 기분나빠?
-무서워요.
= 진짜 아닌 것 같으면 얘기해. 내가 말 들을게.
-안할래요. 무서워요.
= 더 이상해져도 돼. 얼른

실험에 참가한 제작진이 전화 강제 종료했다.

<인터뷰> 박지혜/ 연구원
(기자: 제가 이 대화를 듣기에는 아이의 의사가 전혀 상관없는 것 같거든요?)
계속 싫다고 하는데도.

<인터뷰> 강지은/ 범죄심리학자
(기) 그런데 표현 방식은, 물어보잖아요. 싫으면 안할게. 뭐 이렇게 물어보잖아요.
(범) 사실 그런게 다 아이를 안심시키기 위한 장치에요.. 본인이 리드한대로 했는데 아이가 나중에 싫다고 하거나 하면 너가 내가 선택권 줬잖아. 너도 같이 했잖아. 동의했잖아. 그런 식으로 하는 거죠.

(기자) 저희가 한 말은 사실 몰라요. 이상해요. 무서워요. 마지막에 싫어요. 여기에서 어디에서 동의의 의미가 나오나요?
이거는 우리가 보기에는 이거는 동의한 게 아닌데 이거는 뭔가 이들이 싫으면 안해도 된다고 했잖아. 이런 식으로 협박하기 위한 용도가 더... 실제로 아이들이 그래서 사건이 신고가 돼서 경찰에 와서 조사를 받을 때 보면 거기 죄책감을 느끼거든요. 내가 여기에 참여했다라고 생각을 하고 본인이 처벌 받을 거라고 생각하고.

<인터뷰> 박지혜/ 연구원
지금 전화끊고 계속 카톡이, 톡이 오는데 미안하다 놀랐겠다 처음인데 미안하다. 자꾸 이렇게 자상하게 톡을 걸면서 사과를 또 하네요. 그런데 또 처음 그런건데 또 생각나면 얘기하래요.

관련방송: 시사기획 창 < '그루밍은 '뻔'하다_너를 사랑해4'>, 2024년 3월 19일(화) 밤 10시 KBS 1TV/ 유튜브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39&ref=pSiteMap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Eb31RoX5RnfYENmnyokN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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