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율 99.43%서 득표율 87.32%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고스티니드보르에 있는 선거캠프에서 언론사와 인터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끝난 대선에서 87%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5선에 성공했다. 사상 최고 득표율로 내부를 결집한 그가 체제를 영속화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격화해 서방과의 신냉전을 고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러시아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대선 개표율 99.43%에서 득표율 87.32%를 기록해 승리를 확정했다. 2018년 대선에서 사상 최고로 기록된 자신의 득표율인 77.53%를 다시 경신하고 임기를 2030년까지 6년을 더 연장했다. 다음 임기는 오는 5월 7일에 시작된다. 2020년 개헌에 따라 차기 대권에 재도전하면 그의 임기는 만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연장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밤 수도 모스크바 고스티니드보르에 마련된 대선캠프에서 지지자들 앞에 나와 “러시아는 더 강해지고 효율적이어야 한다”며 “러시아인의 의지를 외부에서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장에 있는 군인들을 거론하며 “전사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는 ‘제3차 세계대전’도 언급했다. 그는 프랑스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현대사회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다”며 “그 행동(파병)이 본격적인 제3차 세계대전의 한 걸음 앞에 있다는 것은 모두에게 분명한 사실”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에서 추가 병력 동원설이 확산되고 있지만 당국은 부인했다”며 “대선 압승으로 대담해진 푸틴 대통령이 추가 병력을 동원하면서 내부의 반대를 탄압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의 집권 5기에서 신냉전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럽에서 군비 확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때 금기시됐던 핵무장론도 거론됐다”며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 등과 민주주의 진영의 대치가 장기전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