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상태에 빠진 후 2명에게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난 60대 여성 임봉애씨와 손자들의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어려운 사람을 헌신적으로 돕는 등 따뜻한 삶을 살았던 60대 여성이 2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9일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임봉애(62)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간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하고 숨졌다고 18일 밝혔다.
요양보호사인 임씨는 지난달 11일 설 연휴에 홀로 계신 어르신의 식사를 챙겨드린 뒤 돌아오는 차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이후 의료진은 임씨가 회생 가능성이 없는 뇌사 상태라는 판정을 내렸다. 아울러 뇌사일 경우 기증을 통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릴 방법이 있다는 설명도 전했다고 한다. 가족은 생전 임씨가 “죽으면 하늘나라로 가는 몸인데 장기기증을 통해 어려운 사람을 돕고 떠나고 싶다”고 말한 것을 떠올리며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경기도 이천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임씨는 쾌활하고 밝은 성격으로, 늘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 베푸는 이타적인 사람이었다. 자기개발을 좋아해 한식과 양식, 제빵 등 자격증을 10개 이상 보유할 정도로 활력 넘치는 일상을 보냈다. 오랫동안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몸이 아픈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도왔으며, 일을 하면서도 10년 넘게 시어머니를 보살펴 효자상을 받기도 했다.
아들 이정길씨는 “아직도 어머니의 따스한 손과 품의 온기가 기억난다”며 “사랑해주시던 쌍둥이 손자들을 잘 키우며 우리 가족 모두 열심히 살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어 “너무나 보고 싶고 항상 사랑으로 아껴줘서 감사하다.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말고 건강하시라”고 덧붙였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생의 마지막도 다른 이를 돕다 떠나고, 다른 생명을 살린 기증자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회를 더 따뜻하고 환하게 밝힐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