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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연(왼쪽 세 번째)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3040 의원들이 4일 국회 소통관에서 편법적 정치자금 모금 성격의 출판기념회를 근절하는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섭·박충권 의원, 조 의원, 박준태 의원. 조지연 의원실 제공
“출판기념회를 열었던 의원님이 이 법에 찬성해야 김민석 총리도 동의하지 않겠습니까.”(조지연 국민의힘 의원)
“조 의원, 왜 이래. 김민석 총리는 이미 다 해 먹었는데 왜 우리만 막아.”(국민의힘 A중진 의원)

국민의힘 조지연 의원은 요즘 밤낮으로 동료 의원을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고 있다. 지난달 23일 발의한 ‘출판기념회 금지법’(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추가 서명을 받기 위해서다. 지난 7일부터 국회 회의장이나 오·만찬 자리에서 만나는 의원들마다 붙들고 설득에 나서고 있다. 목표는 국회의원 298명 전원 서명.

당내에서도 반응은 문전박대 수준인 경우가 많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나중에 내가 책을 내면 어떡하냐”며 끝내 서명을 거부했다고 한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난 이미 성대하게 열어서 부담스럽다”고 했지만 “이거 우리 총선 공약이다. 국민과의 약속도 못 지키고 어떻게 신뢰가 회복되겠냐”는 조 의원의 끈질긴 설득에 못 이겨 결국 서명했다.

조 의원의 방에는 지금까지 서명한 의원들의 이름 스티커를 붙인 현황판도 세워졌다. 지금까지 국민의힘·개혁신당 의원 39명이 동의했다. 조 의원은 “자성의 의미로 먼저 우리 당 의원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다”며 “불법 자금의 통로가 된 출판기념회를 근절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낮은 단계의 쇄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조지연 의원 방에 '출판기념회 금지법'에 동의한 의원들의 이름이 붙여진 현황판이 세워져 있다. 11일 기준 국민의힘·개혁신당 의원 39명이 이름을 올렸다. 조지연 의원실 제공

다음주부터 민주당 설득에도 나선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출판기념회 논란을 촉발한 김민석 국무총리도 직접 찾아갈 계획이다. 조 의원은 “그동안 출판기념회를 연 특정 정치인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하는 개혁의 일환”이라며 “과거의 일은 소급하지 않고 지금부터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조 의원의 도전이 당내에서부터 벽에 부딪히는 건 출판기념회가 의원들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요기한 돈 줄로 자리잡혀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출판기념회 수익금은 정치자금으로 분류되지 않아 신고하거나 공개할 의무가 없다. 한 의원 보좌관은 “정치 활동이라는 게 결국 사람 만나 밥 사주고 얘기하며 호감을 얻는 행위인데 제도화된 경비로는 턱없이 부족한 데다 이마저도 용처 제한이 심하다”며 “그런데 출판기념회에서 한 명이 책값을 10배만 주고 가도 유권자 5명에게 밥 사줄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출판기념회를 열었던 한 의원은 “출판기념회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편법적인 후원이 없도록 정치자금 모금 한도를 늘리고 용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형태로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라면서도 “양성화, 합법화 이런 것들이 국민 정서와 안 맞는 면이 있어 눈치가 보이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중진 의원들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규모도 알 수 없는 불투명한 정치자금을 모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중요한 건 돈 걱정 없이 정치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 청년과 미래세대가 정치에 진입할 수 있는 문턱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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