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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내각 이름 올린 '이해찬 사람들'
2022 대선부터 본격 지원군, 이화영 등용
이재명 막강 후견인 역할 자처... 주류 안착

편집자주

여의'도'와 용'산'의 '공'복들이 '원'래 이래? 한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와 대통령실에서 벌어지는 주요 이슈의 뒷얘기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5월 31일 세종시 나성동 나무그늘광장에서 이해찬 고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잘나가는 그룹으로 원조 친이재명(친명)계만큼이나 회자되는 계파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해찬계입니다. 재야시절을 거쳐 1988년 정계 입문 후 33년의 정치인생 동안 7선에 성공한 민주당 최다선 의원, 두 번의 당대표, 실세 국무총리 등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이해찬 전 대표는 친노무현(친노)계와 친문재인(친문)계 좌장으로 명실상부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적 어른 역할을 해왔죠.

당연히 이 전 대표가 발탁하거나, 동고동락했던 정치인들, 이른바 '이해찬 키즈'들이 민주당에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가 친명계로 재편된 민주당에서도 이들 역시 그 뿌리를 이어가며 대선 승리를 위해 이 대통령을 물심양면 보좌했죠. 이 대통령이 '변방의 장수'일 때부터 지원하며 그를 민주당의 주류로 끌어올리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이들이, 이제는 여의도를 넘어 대통령실과 내각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입니다.

잔뼈 굵은 중진들, 뿌리는 이해찬계



먼저 내각입니다. 이재명 정부 초대 환경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에 각각 지명된 김성환 의원과 윤호중 의원도 이해찬계로 분류됩니다. 김 의원은 이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냈고, 윤 의원은 사무총장을 맡아 당의 살림을 도맡았습니다.

대통령실 주요 포스트도 이해찬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손학규계 출신이지만, 이 전 대표 시절 수석대변인과 전략기획위원장 등 주요 당직을 역임했습니다. 대통령실 국정과제·정책조정 비서관에 임명된 한상익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 전 대표 보좌관 출신입니다. 이 전 대표 체제에서 정무조정실장도 지냈습니다.

윤호중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2021년 5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성환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여의도에서 이해찬계 출신 중진들의 무게감은 더하죠. 대선 당시에는 이해식 의원이 캠프에서 후보 비서실장을 맡아 밀착 마크하며 '찐명' 위력을 입증했습니다. 차기 국회의장 후보군 물망에 오르는 6선 조정식 의원, 5선 김태년 의원 등도 이해찬계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정작 이 전 대표는 민주당 상임고문으로 간간이 활동하며 대선 코앞인 지난 5월 31일 세종에서 한 차례 지원 유세에 나선 게 전부지만, 20여 년간 당 안에서 이미 입지를 다진 이해찬계 인사들은 주류로 등판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해찬 싱크탱크가 李 지지 모임으로



이들은 언제부터 이 대통령 주변 그룹으로 입지를 굳혔을까요. 이해찬계는 운동권 출신, 범친노(노무현 전 대통령)·범친문(문재인 전 대통령) 성향을 포괄하는 세력으로 평가받습니다. 이 대통령과 인연은 20대 대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비주류로 출발한 이 대통령을 조직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게 '민주평화광장'이라는 조직인데요. 이 조직은 이 전 대표의 싱크탱크였던 '광장'을 계승해 이 대통령의 전국 규모 지지 모임으로 키운 단체입니다. 출범식 당시 조정식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현역 의원 18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때부터 이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정치적 후견인 역할을 본격적으로 자처해왔죠. 이 대통령이 중앙 정치에서 힘을 얻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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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121309360005509)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왼쪽)와 이화영 평화부지사. 경기도 제공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이 전 대표의 측근이었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영입하는 등 이해찬계와 연대를 강화했던 것도 이 무렵입니다. 경기도 평화정책자문위원회를 통해 남북 경제 협력과 대북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해찬계와 더욱 가까워졌죠. 이해찬계는 이후 이 대통령을 향한 친문 진영의 공격을 엄호하며 '신(新)이재명계'로 부상했습니다.

정책 정무 베테랑...실무 능력 탁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2024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2차 합동 중앙선대위 겸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해찬계 인사들의 특징으로는 정치권에 오래 발을 담근 만큼 정책에 밝고 정무 감각이 탁월하다는 점이 꼽힙니다. 믿고 쓸 수 있는 실무형·관료형 정치인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실용주의'로 이념보다 실리를 따지는 이 대통령 입장에선 대체로 전략 감각이 뛰어난 이들을 선택하기 마련이죠. 당직자 출신인 한 민주당 의원은 "기본적으로 이 전 대표와 이 대통령은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다"며 "실용주의적인 관점에서 실적을 낼 수 있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해찬계 등용에 대해 "강성 친명 색채를 지워내고, 실용 중도로 옮겨가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원조 친명만큼이나 두드러진 이해찬계 인사들 활약이 정권교체에 이어 이재명 정부의 성공까지 안착시킬 수 있을까요. 그들의 노련한 정치력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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