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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브라질에 ’50%'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 양국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끝나간다고 판단해 브라질 국채를 대규모로 사들인 국내 투자자는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과 헤알화 가치 급락 가능성 사이에서 저울질 중이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 10일 기준 국채를 비롯한 브라질 채권을 3억1547만달러(약 43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보관 금액이 올해 초 2억2225만달러(약 3000억원)보다 41.9% 늘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각) 상파울루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50% 관세 부과를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인형을 불태우고 있다. /AP·연합뉴스

국내 투자자는 브라질 채권을 이달 현재까지 20개월 연속 ‘사자’ 중이다. 특히 지난달 순매수 규모는 4155만달러(약 570억원)로 월간 기준 2017년 3월 이후 가장 컸다.

브라질 국채가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다시 인기를 끈 영향으로 보인다. 브라질 국채는 연 10%대의 높은 이자 수익률에 더해 한국·브라질 조세 협약에 따라 이자 소득이 비과세되는 혜택이 있다.

투자자들이 브라질 국채 투자를 사들인 이유는 지난달을 마지막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브라질 중앙은행(BCB)은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연 15%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BCB는 기준금리를 세 번 연속 100bp 올린 뒤 5월 50bp, 6월 25bp로 인상 폭을 줄이며 속도를 조절하고 나섰다. BCB는 6월 회의 후 성명문을 통해 “금리 인상 사이클을 일시 중단하고, 정책 효과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브라질 헤알화 환율(헤알·달러 환율)도 하향 안정화하는 추세를 보였다. 헤알·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6.73헤알을 고점으로 이달 5.4헤알대까지 내려왔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브라질 때리기’가 변수로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수입품에 관세율 50%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일단 협상에 나서겠지만, 관세가 현실화하면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맞받았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브라질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저점 대비 50bp 뛰었다. 헤알·달러 환율도 2.5%가량 상승했다. 채권 가격도 내리고 헤알화도 약세를 보였다는 의미로 브라질 국채 투자자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다만 브라질 국채 금리는 우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가 더 많다. 현재 브라질의 대(對)미국 수출 규모가 전체 수출에서 1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관세로 수출 규모가 줄면 경제 성장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경기 둔화를 방어하고자 더 빨리 금리 인하로 돌아설 수 있다는 뜻으로, 국채 투자자는 자본 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리스크(위험) 회피에 나섰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경기 둔화에 따라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환율이다. 아직까지 헤알화 대비 원화 환율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미국과 브라질 간 갈등이 심화해 외국인 투자자가 브라질 시장을 빠져나가면 헤알화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 과거에도 브라질 국채 투자자를 울렸던 것은 금리보다 환율 영향이 컸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헤알화 환율 변동성이 장기간 확대되면 외국인 투자자 이탈에 따른 헤알화 가치 하락과 더불어 장기 국채 금리 상승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브라질 시장 내 외국인 투자자 비율이 10% 안팎으로 과거보다 영향력이 크게 감소했고, 미국 입장에서 (높은 관세율 부과가) 실익이 크지 않은 만큼 협상 중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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