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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한국판 서클’의 조건 경제+ 이름도 생소하던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이 글로벌 주식시장의 새로운 테마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 주가는 공모가의 9배 넘게 치솟았고, 국내에서도 카카오페이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기대감을 타고 6월 한 달간 100% 넘게 급등했다. 미국 상원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이 통과되고, 한국에서도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발의되는 등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어서다. 대체 스테이블코인은 무엇이고, 왜 주목받게 된 걸까. 중앙일보 프리미엄 재태크콘텐트 ‘머니랩’이 암호화폐·해외주식 전문가들과 함께 스테이블코인의 현재와 전망, 수혜 섹터와 종목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원 같은 법정화폐나 실물자산과 연동해 고정가치로 발행되는 암호화폐다. 기존 화폐나 자산과 가격이 같기 때문에 암호화폐보다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가능성이 낮은 안정성이 특징이다. 2014년에 찰스 호스킨스 이더리움 공동창립자와 암호화폐 프로그래머인 댄 라리머가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쓸 수 있는 돈이 필요해 만든 게 시초다. 기존 암호화폐는 네트워크에서 거래한 뒤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현금화하기까지 고작 몇 분 사이에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위험이 있는데, 달러 가치에 연동하도록 설계하면 가격 급변동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265억 달러(약 308조1577억원) 수준이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약 90%는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고 있다. 시가총액 1위 스테이블코인 테더 USDT와 2위 서클 USDC도 달러 기반이다. 이미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스테이블코인 연간 송금액은 총 27조6000억 달러(약 3경7654조원)로, 카드 결제사인 ‘비자(Visa)’나 ‘마스터카드(Mastercard)’ 연간 거래량을 넘어섰다.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거래 건수는 2020년 이후 598% 증가했는데, 현재 전체 암호화폐 거래의 3분의 2 이상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투자자들에겐 생소한 개념일 수 있지만, 암호화폐 시장에선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이미 정착했다는 얘기다.

차준홍 기자
미국 정치권은 주요국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가장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고채 수요 확보 기대감 때문이다. 이번에 상원을 통과한 지니어스법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가치만큼의 준비금을 현금이나 단기 국채, 7일 이하 환매조건부채권(RP) 등으로 100% 보유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많아질수록 미국채 수요가 늘고, 미국채 단기 금리를 낮춰 미 정부의 조달금리를 낮출 수 있는 셈이다. 또 외환보유액이 낮은 신흥국들 입장에선 달러를 보유하는 효과가 있어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달러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원할 수 있다. 여기에 카드 결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도 쓸 수 있어 사실상 달러 지배력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경민 기자
◆수혜주=서클은 현재 미국 시장에 상장된 유일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다. 서클의 USDC는 테더 USDT보다 시총은 밀리지만, 정책 리스크가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더는 USDT 준비금의 18.5%를 달러가 아닌 귀금속이나 비트코인, 회사채 등으로 채우고 있다. 하지만 이번 지니어스법 통과로 준비금 구성 방식을 바꿔야 해 부담이 커졌다. 반면에 서클은 이미 미국에서 추진 중인 법에 맞춰 준비금 자산 등을 조정해 놓은 상태다. 게다가 테더는 USDT가 주로 쓰이는 네트워크도 중국계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트론’이라 미 정치권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서클은 고객의 예치금을 받아 이를 채권에 투자하고, 인프라 사용이나 송금 수수료를 받아 이익을 보는 사업 구조다. 서클에 따르면 USDC를 결제나 송금에 쓰고 있는 기업만 500여 곳에 달한다. 서클의 USDC 최대 유통 파트너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도 스테이블코인 수혜주로 꼽힌다. 코인베이스가 USDC를 유통시켜 주는 대신 USDC 준비금에서 나오는 이자 수익의 절반을 가져가기로 했다. 코인베이스의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매출은 약 9억1046만 달러로, 전체 매출의 13.9%를 차지한다.

박경민 기자
◆피해주=기존 송금·결제 분야는 스테이블코인 적용이 확대되면 피해를 볼 대표적인 섹터로 꼽힌다. 기존 결제 인프라 대신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이용한 거래가 확산할 거란 우려에서다. 글로벌 송금 기업인 ‘웨스턴유니온(WU)’ ‘비자(V)’ ‘마스터카드(MA)’ 등이 대표적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 확대가 (비자와 마스터카드에) 단기적으로 부담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에 기존 기업들은 카드 거래에 USDC를 시범 도입해 보거나(비자), 직접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서는(페이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박경민 기자
◆향후 주목할 기업은=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표면적으론 스테이블코인을 이미 발행하고 있거나 먼저 발행 인가를 받는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 초기 국면에선 은행, 비은행 모두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며 시장 선점 경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엔 코인 발행사를 포함해 크게 다섯 종류의 기업들이 있는데 ▶보관 및 보안(Custody & Security) ▶환전(On/Off Ramp) ▶결제 플랫폼(PSP) ▶유동성 공급자 등 역할을 하는 기업들에 향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지금으로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 속한 기업들은 대부분 비상장이다. 코인베이스나 로빈후드(HOOD) 등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만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갈 길이 더 멀다. 지난 6월 11일에야 스테이블코인 개념을 정의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발의됐다. 아직 발행사가 나오지도 않은 만큼, ‘스테이블코인 수혜주’로 묶인 카카오페이나 네이버, 다날 같은 기업 역시 구체적인 스테이블코인 관련 매출이 거의 전무하다. 카카오페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출원했지만 구체적 사업 계획은 없는 상태다. 향후 시장이 성장한다고 해도 1차 수혜는 발행사에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서클 상장 사례 등으로 인해 국내 기업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관심이 우선 집중될 것이다. 이후엔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결제·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주목받을 수 있으며 스테이블코인의 ‘프로그램 기능’이 핀테크 활성화를 이끌 수 있다”고 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은행권부터 허용해야 한다’(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만큼 정책 방향에 따라 은행주가 수혜를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도입하면 원화 유출만 가속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비달러 스테이블코인 역시 무역 결제 등에서 실수요 활용 가능성이 있어 점진적인 수요 기반이 형성될 수 있다”며 “특히 일부 거래 등이 현지 통화로만 가능한 경우, 해당 지역 통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은 실질적인 결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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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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