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동 빌라 사진=한경 임대철 기자
서울을 중심으로 한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등 비(非)아파트 시장이 전세 사기의 여파로 심각한 공급 절벽을 겪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의 주택건설실적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내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의 준공 물량은 1813가구로 지난해 동기(2954가구) 대비 38.4% 급감했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1만517가구)과 비교하면 6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서울의 비아파트 준공 물량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2만2000~2만5000가구에 달했으나 2023년에는 1만 4124가구로 줄었고 작년에는 6512가구까지 떨어졌다.
올해 아파트 준공 물량이 2만702가구인 것과 비교하면 비아파트 주택의 감소 폭은 뚜렷하다.
급감의 원인은 전세 사기의 여파로 분석된다. 전세 사기 피해가 빌라 등 비아파트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고 집주인들이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가격에 세입자를 구해야 하는 ‘역전세’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과거 비아파트는 전세가와 매매가의 차이를 활용한 갭투자의 주요 대상이었으나 현재는 세입자 확보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이며 매매 수요도 급감, 주택 사업자들마저 공급을 꺼리고 있다.
정부는 비아파트 시장의 위축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LH 등이 신축 빌라를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신축 매입임대’ 11만 가구 계획을 추진 중이며 6년 단기임대 제도를 부활시켜 1가구 1주택 특례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허가 물량은 소폭 늘었다. 올해 1~5월 서울의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인허가는 2098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1263가구)보다 66.1% 증가했다. 하지만 2022년 동기(8549가구)와 비교하면 여전히 회복에는 갈 길이 먼 수준이다.
또한 지난 6월 27일 발표된 대출 규제 강화도 비아파트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기존 90%에서 80%로 낮췄는데 아파트보다 전세가율이 높은 비아파트의 경우 전세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역전세 부담을 더욱 가중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