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AI 칩 수주 호조에 성과급 역대 최대
삼성전자 파운드리, 올 상반기 성과급 ‘0원’
HBM 실적 희비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SK하이닉스도 보상 격차 벌어져
인공지능(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글로벌 반도체 지형을 뒤흔드는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과 임직원 성과급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AI 붐에 올라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는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부진한 실적에 올 상반기 성과급이 대폭 삭감됐다. AI 경쟁에서 높은 보상이 핵심 인재를 확보하고 기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 되면서, 성과급 규모가 기업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상 최고 실적’ TSMC, 보상도 역대급
6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이달 초 지난해 실적에 대한 연간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사회에서 승인한 직원 보상금 총액은 1405억9000만대만달러(약 6조6200억원)로, 전년 대비 40% 이상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TSMC의 직원 수 7만7000여명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수령액은 180만대만달러(약 8500만원)를 웃돈다. 대만 언론에서는 6년차 이상 엔지니어의 경우 연봉과 성과급을 합친 총수령액이 500만대만달러(약 2억35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AI 수요에 힘입은 사상 최고 실적이 고액의 성과급으로 이어졌다. TSMC는 엔비디아, 애플, AMD, 브로드컴 등 주요 AI 칩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34% 증가한 2조8900억대만달러(약 136조원), 순이익은 40% 늘어난 1조1700억대만달러(약 55조원)에 달했다. 미 투자은행(IB) 니덤앤컴퍼니는 TSMC의 AI 관련 매출이 올해 260억달러(약 35조4000억원)에서 2029년 900억달러(약 122조6000억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기여도 기반 보상’ 원칙에 따라 성과에 기여했다면 퇴사자에게도 성과급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 이직률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희비 갈린 삼성전자·SK하이닉스
TSMC가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사이 세계 2위 파운드리 회사인 삼성전자 직원들의 희비는 갈렸다. 지난 4일 삼성전자 사내망에 공지된 ‘목표달성 장려금’(TAI·Target Achievement Incentive)을 보면 파운드리사업부는 올 상반기 TAI를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됐다. TAI는 소속 사업부의 반기별 성과를 기준으로 월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다. 수주 부진에 따른 적자 행렬이 이어지면서 삼성 파운드리는 2023년 하반기에 이어 두번째로 성과급 0%를 통보받은 것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상황은 파운드리보다 낫지만, 올 상반기 TAI 지급률 역시 최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25%에 그쳤다.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을 경쟁사 SK하이닉스에 내준 영향이 컸다. SK하이닉스는 AI 칩 큰손 고객인 엔비디아에 HBM3E(5세대)를 대량 공급하며 올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1위에 오른 반면, 삼성전자는 이 경쟁에서 뒤처지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다.
HBM 날개를 달고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성과급 격차를 키우고 있다. 작년 연간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 초 지급된 성과급을 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들은 연봉의 14%를 받은 반면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은 역대 최대 수준인 기본급의 1500%에 달했다. 연봉이 1억원이라면 7500만원을 성과급으로 받은 셈이다.
보상 체계는 인재 확보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반도체 기업들은 인재 이탈을 막기 위해 인센티브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노조 등의 요구에 발맞춰 최대 성과급 지급 기준을 기존 기본급의 1000%에서 1700%로 높이는 안을 제안하며 인재 붙잡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실적과 연동된 보상 규모가 줄어들자 별도의 방식으로 직원 사기 진작에 애를 쓰고 있다. 올해 초 반도체 전 사업부에 ‘위기 극복 격려금’ 200만원을 지급한 데 이어 최근에는 직원별로 차등을 두고 자사주 30주 이상을 지급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올 상반기 성과급 ‘0원’
HBM 실적 희비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SK하이닉스도 보상 격차 벌어져
대만 신주 과학단지에 있는 TSMC 본사 앞을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글로벌 반도체 지형을 뒤흔드는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과 임직원 성과급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AI 붐에 올라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는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부진한 실적에 올 상반기 성과급이 대폭 삭감됐다. AI 경쟁에서 높은 보상이 핵심 인재를 확보하고 기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 되면서, 성과급 규모가 기업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상 최고 실적’ TSMC, 보상도 역대급
6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이달 초 지난해 실적에 대한 연간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사회에서 승인한 직원 보상금 총액은 1405억9000만대만달러(약 6조6200억원)로, 전년 대비 40% 이상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TSMC의 직원 수 7만7000여명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수령액은 180만대만달러(약 8500만원)를 웃돈다. 대만 언론에서는 6년차 이상 엔지니어의 경우 연봉과 성과급을 합친 총수령액이 500만대만달러(약 2억35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AI 수요에 힘입은 사상 최고 실적이 고액의 성과급으로 이어졌다. TSMC는 엔비디아, 애플, AMD, 브로드컴 등 주요 AI 칩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34% 증가한 2조8900억대만달러(약 136조원), 순이익은 40% 늘어난 1조1700억대만달러(약 55조원)에 달했다. 미 투자은행(IB) 니덤앤컴퍼니는 TSMC의 AI 관련 매출이 올해 260억달러(약 35조4000억원)에서 2029년 900억달러(약 122조6000억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기여도 기반 보상’ 원칙에 따라 성과에 기여했다면 퇴사자에게도 성과급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 이직률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희비 갈린 삼성전자·SK하이닉스
TSMC가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사이 세계 2위 파운드리 회사인 삼성전자 직원들의 희비는 갈렸다. 지난 4일 삼성전자 사내망에 공지된 ‘목표달성 장려금’(TAI·Target Achievement Incentive)을 보면 파운드리사업부는 올 상반기 TAI를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됐다. TAI는 소속 사업부의 반기별 성과를 기준으로 월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다. 수주 부진에 따른 적자 행렬이 이어지면서 삼성 파운드리는 2023년 하반기에 이어 두번째로 성과급 0%를 통보받은 것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상황은 파운드리보다 낫지만, 올 상반기 TAI 지급률 역시 최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25%에 그쳤다.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을 경쟁사 SK하이닉스에 내준 영향이 컸다. SK하이닉스는 AI 칩 큰손 고객인 엔비디아에 HBM3E(5세대)를 대량 공급하며 올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1위에 오른 반면, 삼성전자는 이 경쟁에서 뒤처지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다.
HBM 날개를 달고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성과급 격차를 키우고 있다. 작년 연간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 초 지급된 성과급을 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들은 연봉의 14%를 받은 반면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은 역대 최대 수준인 기본급의 1500%에 달했다. 연봉이 1억원이라면 7500만원을 성과급으로 받은 셈이다.
보상 체계는 인재 확보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반도체 기업들은 인재 이탈을 막기 위해 인센티브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노조 등의 요구에 발맞춰 최대 성과급 지급 기준을 기존 기본급의 1000%에서 1700%로 높이는 안을 제안하며 인재 붙잡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실적과 연동된 보상 규모가 줄어들자 별도의 방식으로 직원 사기 진작에 애를 쓰고 있다. 올해 초 반도체 전 사업부에 ‘위기 극복 격려금’ 200만원을 지급한 데 이어 최근에는 직원별로 차등을 두고 자사주 30주 이상을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