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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난민 정서 고조 속 각국에 선례될까…인권단체 "시기상조"


2015년 9월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 국경을 향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로마=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신창용 특파원 = 오스트리아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유럽연합(EU) 국가 중 최초로 시리아인을 본국으로 강제 송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게르하르트 카르너 내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한 명의 시리아인 범죄자가 시리아, 정확히는 다마스쿠스(시리아 수도)로 송환됐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송환이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카르너 장관은 "오스트리아는 엄격하고 단호하면서도 공정한 난민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타인에게 위협이 되는 범죄자들은 반드시 추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송환된 32세의 시리아 남성이 2014년 오스트리아에서 난민 지위를 부여받았으나, 2018년 11월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7년 형을 선고받으면서 난민 지위를 박탈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 남성이 어떤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남성의 법적 조력자인 루산드라 슈타이쿠 변호사도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해 12월 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하자 오스트리아 정부는 시리아 난민에 대한 망명 심사를 중단하고 시리아인들의 본국 송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난민 지위를 상실한 이 시리아 남성을 지난주 송환하려고 했으나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로 중동 영공이 폐쇄된 탓에 송환 절차가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수 인권 단체와 변호사들은 시리아 난민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아직 위험하다며 오스트리아의 이번 조치가 '시기상조'라고 반발하고 있다. 또한 반(反)난민 정서가 팽배한 다른 EU 회원국들도 속속 비슷한 조처를 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NGO 연합체인 '오스트리아 난민 조정 위원회'의 변호사이자 대변인인 루카스 가흘라이트너-게르츠는 "시리아의 새 정권이 귀환자를 어떻게 대할지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가 없다"며 "이렇게 불안정한 상황에서 단순히 보여주기식으로 추방을 단행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역시 시리아의 전반적인 상황 탓에 "시리아인들은 EU를 포함해 어떤 나라에서라도 본국 어디로도 강제로 송환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권 단체들과 유엔에 따르면 아사드 정권의 몰락 이후 시리아에서는 소수 민족이나 소수 종파 등에 대한 공격이 횡행하고 있고, 시리아 인구 90%가 빈곤선 아래에서 생활하는 등 인도적인 위기가 아직 심각한 상황이다.

한편, 시리아 내전이 격화된 2015년 이래 유럽 국가들이 수용한 시리아 난민은 약 168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독일 등 일부 국가들은 당초 시리아 난민을 따뜻하게 환대했으나 대규모 난민 유입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며 유럽 각국에서는 반난민 정서를 앞세운 극우 정당들이 최근 급속도로 세력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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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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