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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IPO 규모 30년 만에 최저
코발드 홀딩스 등 런던 IPO 무산도
시총 1위 아스트라제네카, 美 이전 검토
상장 기업 M&A로, 증시서 빠지는 기업↑

세계 금융 허브로 빛나던 런던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런던 증시는 약 30년 만에 가장 저조한 기업공개(IPO) 실적을 기록했다. IPO를 추진하는 기업은 줄어드는 반면, 런던 증시를 떠나는 기업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우울한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런던의 런던 증권거래소 로비에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간판이 화면에 비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런던에 상장한 기업들이 IPO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약 2억 파운드(약 3702억원) 이하로, 1997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눈에 띄는 IPO 기업은 회계 및 비즈니스 자문 회사인 MHA가 전부로, 이 기업은 중소기업대상 시장인 AIM(대체투자시장)에 상장해 9800만 파운드(약 1814억원)를 조달했다.

기업들의 IPO도 속속 무산되고 있다. 올해 런던증시 상장을 추진하던 기업 중 가장 규모가 컸던 코발트 자산투자 전문 기업 ‘코발트 홀딩스’는 지난달 런던증시 상장 계획을 취소했고, 중국 패스트패션 업체 쉬인 역시 런던증시 상장을 포기하고 홍콩서 IPO를 추진하기로 했다.

상장하는 기업이 급감한 데 반해, 런던증시를 탈출하는 기업은 빠르게 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몇년 새 뉴욕으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계획 중인 기업들의 시가 총액이 총 1000억 달러(약 136조원) 이상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최근엔 영국 송급업체 와이즈가 런던증시에서 뉴욕증시로의 이전을 발표했다.

런던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도 뉴욕증시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지난 1일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의 제약 규제에 대한 불만과, 자국 생명과학 산업이 미국과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 등으로 상장 이전과 본사 이전까지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런던증시를 떠나게 될 경우, 금융업계 전반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면서 “더 많은 기업들이 런던을 떠나는 이탈 흐름에 동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

영국 기업이 이탈하는 주요 이유로는 북미 시장에서의 높은 성장성과 풍부한 투자자금 확보 등이 꼽힌다. 블룸버그는 아스트라제네카와 같은 기업의 주식이 런던 증시보다 미국에서 예탁증서(ADR)를 통해 더 활발히 거래된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등의 거래소들도 비슷한 이유로 런던보다 더 적은 거래량을 보였고, 유럽 전체적으로는 상반기 10년 만에 가장 저조한 IPO 실적을 기록했다.

더구나 런던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이 인수합병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증시 위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스펙트리스, 딜리버루, 아수라 등 48개 기업에 대한 인수 거래가 완료되었거나 진행 중이다. 이는 런던 증시에서 빠지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 투자은행 필 헌트의 연구 책임자 찰스 홀은 “인수합병(M&A)의 규모와 IPO 부족이 영국 상장 성장 기업들의 수를 실질적으로 감소시키고 있다”면서 “영국 자본의 지속적인 유출이 이뤄지고 있으며, 연금,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및 인지세 개혁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아직 희망적인 소식이 남아 있다. 이탈리아 식음료 기업 뉴 프린스, 핀테크 업체 Ebury, 우즈베키스탄 금광업체 나보이 광산 및 야금 콤비나트(Navoi Mining & Metallurgical) 등이 올해 런던증시 상장을 저울질하고 있다. BNP 파리바의 주식 자본 시장 책임자 안드레아스 베른스토프는 “런던에 IPO가 줄지어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몇몇 후보 기업들은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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