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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포커스]
“팔아야 하는데 어쩌나”
쌓여가는 F&B 매물

F&B 대거 사들인 사모펀드 엑시트 난항 예상
국회에서는 '백종원 방지법(가맹사업법 개정안)'도 등장했다. 프랜차이즈 본부 개설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점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골자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외식기업 졸리비는 최근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노랑통닭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노랑통닭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큐캐피탈)와 코스톤아시아(코스톤)가 보유하고 있다. 예상 매각가는 1000억원 중반대다. 졸리비는 지난해 컴포즈커피를 47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약 1년 동안 두 곳의 국내 외식기업을 사들이며 광폭 행보를 보인다.

KFC코리아도 매물로 등장했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이하 오케스트라PE)가 인수 2년 만에 KFC코리아 매각을 추진하고 나선 것. 오케스트라PE는 지난 2023년 초 KG그룹으로부터 KFC코리아를 약 1000억원에 사들였었다. 예상 매각가는 약 4000억원으로 인수 당시보다 4배 더 몸값이 높아졌다.

국내 식품업계에 거센 매각 바람이 불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이들 외에도 수많은 F&B 기업들이 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며 국내 외식업 경기도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인 만큼 기업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기업을 매각해 ‘엑시트’를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에 매물은 계속 쌓이고 있는데 노랑통닭을 제외하면 좀처럼 유의미한 거래 성사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어 이들의 출구전략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F&B 매물, 최소 6개 이상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M&A 시장에는 6개 F&B가 새 주인을 찾는 상황이다. 노랑통닭, KFC코리아 외에도 피자나라치킨공주, 한국피자헛, 성경식품, 명륜당 등이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들과 매각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대표 F&B다. 잠재적 매물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10여 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테면 리치빔이 운영 중인 피자나라치킨공주는 국내 금융지주 계열 사모펀드 등과 1500억원 규모로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한국피자헛도 영업권 매각을 통해 회생을 도모하고 있다. 한국피자헛은 현재 국내 사모펀드 오차드원이 보유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이 보유한 성경식품 역시 새 인수자를 찾고 있으며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도 M&A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들어 수많은 F&B 매물이 쏟아진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첫째는 외식업 경기 악화다. 12·3 비상계엄에 따른 정정 불안과 경기침체 장기화, 물가상승 등으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굳게 닫았다. 자영업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던 코로나19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외식업계 체감경기지수(현재지수)는 71.52로 작년 3분기(76.04) 대비 4.52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한 업체가 증가한 업체보다 많은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시행됐던 2021년 4분기(70.34), 2022년 1분기(70.84) 수준으로 떨어졌다.

둘째는 과거 F&B를 대거 사들인 사모펀드가 ‘엑시트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나온 F&B 매물들을 보면 대부분이 사모펀드가 주인이다. 사모펀드의 경우 짧게는 2년, 길게는 8년 가까이 인수한 기업을 운영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그리고 인수 당시 가격보다 더 비싼 값에 이를 팔아 수익을 낸다.

수년 전만 해도 지금처럼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줄 아무도 예상 못했다. 또 F&B의 경우 상대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쉽고 외식업 전망도 밝아 수많은 사모펀드가 이를 사들였다.

그러나 더이상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경기도 안 좋은데 물가상승까지 겹치며 외식업은 초유의 위기에 빠졌다”며 “지금이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에 따라 사모펀드들이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식 경기 불황에 규제 강화 움직임까지문제는 매물은 쌓여가는 것에 반해 유의미한 거래가 좀처럼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피자나라치킨공주만 보더라도 2023년부터 새 주인을 찾았다. 협상 대상자도 나타난 적이 있으나 가격 측면에서 양측이 이견을 보이며 여전히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피자헛도 수년째 매물로 등장하고 있으나 번번이 매각에 실패하며 결국 현재 상황에 이르렀다. 수많은 매물 가운데 노랑통닭 정도만이 해외 기업인 졸리비에 매각을 성공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노랑통닭의 경우 오너 일가가 최대주주인 운영사 리치빔이 1000억원이라는 다소 싼값에 매물로 내놓아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졸리비 측이 노랑통닭의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이를 인수했다. 사모펀드의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사모펀드가 주인인 F&B의 경우 무조건 인수 때보다 비싼 값에 기업을 팔아치워야 하는데 외식업 경기가 너무 좋지 않다. 따라서 국내 투자자 중에선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 국내 사모펀드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다만 그는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만큼 노랑통닭처럼 한국 브랜드의 해외진출을 노리는 외국계 투자자가 M&A 시장에 나온 매물들을 대다수 거둬들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해외 네트워크를 갖춘 글로벌 사모펀드가 인수해 해외진출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한 후 엑시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각에선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현재 나온 매물이 소화되기 위해선 낮은 가격은 필수인데 사모펀드 입장에선 손해를 보는 장사를 할 리 없다.

특히 KFC코리아와 한국피자헛 등은 매각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세계 각국에 진출해 있기에 한정된 내수 시장에서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브랜드 모두 소비자들에게 낡은 이미지가 각인된 탓에 국내만으론 쉽게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의 입법 움직임도 이들이 새 인수자를 찾기 어려운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재명 정부의 경우 자영업자 생계 안정을 중시하는 기조다. 최근 더불어민주당만 보더라도 프랜차이즈 본사의 비용 분담 의무와 경영 간섭 금지를 골자로 하는 가맹점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백종원 방지법(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프랜차이즈 본부 개설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점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프랜차이즈 본부가 새로운 가맹 사업을 시작하려면 최소 3개의 직영점을 운영해야 한다. 직영점이 1개만 있어도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는 지금의 규제를 더 강화했다.

또 개정안은 본부가 가맹점주들에게 매년 예상 매출액 산정서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 현행법은 가맹계약 체결 시에만 제공하게 되어 있다. 해당 규정은 가맹점 수 100개 이상인 본부에만 적용된다.

한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이런 정치권의 움직임은 투자자 입장에선 큰 리스크 요인”이라며 “과거 사모펀드들이 사들인 수많은 F&B 매물이 앞으로 더 M&A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데 이들이 원하는 가격을 맞춰줄 수 있는 투자자들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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