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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에 접어들면 체내 수분량에도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매일 1~1.5ℓ씩 배출하는 소변 역시 쉽게 변화를 보일 수 있어 소변 상태로 건강 상태를 확인해볼 수 있다. 체내 수분이 부족해졌다면 그만큼 농축되어 짙은 황색을 띠는 소변이 나오며, 과음을 했거나 과로에 시달렸을 때도 비슷한 황갈색 소변을 보기 쉽다. 이런 변화는 인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므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면 원상태로 되돌아간다. 하지만 심한 거품이 일거나 핏빛 혈뇨가 나오는 등 심상찮은 변화가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단백뇨나 혈뇨, 콜라색 소변 등은 콩팥(신장)과 방광, 요로계통의 질환을 나타내는 징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변은 인체 내에서 여러 물질이 대사된 후 이를 배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신장에서 노폐물을 걸러내면서 생성된 소변은 방광에 저장돼 있다가 요도를 거쳐 배출된다. 보통 한 번 소변을 배출할 때마다 350㎖ 안팎의 양이 몸 밖으로 나오며, 계절과 온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성인은 보통 하루 5~6회 배뇨한다. 소변을 구성하는 성분 중 90% 이상은 물이며 이외에 아미노산, 요산, 요소, 무기염류 등이 함유된다.

건강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소변을 살필 때 우선 소변량의 변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면 소변량이 줄어들 수 있고, 반대로 갈증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량이 늘기도 한다. 이런 일시적 변화를 넘어 소변량이 줄어든 상태가 지속되면 몸에 뭔가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출혈·감염 등 쇼크에 의한 저혈압으로 혈액을 신장으로 충분히 보내지 못하거나 급·만성으로 신장 기능이 크게 저하되는 등의 문제가 있으면 소변량이 줄어든다. 하루 소변량이 500㎖ 미만이면 심한 탈수증이나 요로의 막힘, 만성콩팥병 등을 의심할 수 있고, 반대로 소변량이 하루 3ℓ 이상이면 당뇨병, 요붕증을 의심할 수 있다.

성인 350㎖ 안팎 하루 5~6회 배뇨

단순 노폐물 아닌 중요한 건강 지표

소변량 감소, 탈수증·신장 기능 의심

붉을 땐 요로 결석, 콜라색 신장염

비누 같은 거품 단백뇨 검사 필요

달콤한 향 당뇨병, 퀴퀴한 향 간질환


신석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소변을 단순히 노폐물의 일부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소변은 우리 몸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건강 지표”라며 “소변의 양과 색깔, 냄새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 우리 몸에 생기는 각종 질병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소변은 투명하거나 옅은 황갈색을 띤다. 정상적인 소변의 노란색은 주로 적혈구의 대사산물인 빌리루빈이 배설되면서 보이는 색깔이다.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복용했을 때 소변이 노란빛을 띠는 것도 수용성 성분이 배출됐기 때문이어서 정상적이다. 다만 소변이 짙은 황색을 띠면서 눈동자도 노랗다면 황달 증상일 수 있다.



일반적인 황갈색 외에 다른 색이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붉은 혈뇨는 급성방광염과 같은 요로감염이 원인일 수 있으며 방광암이나 신장암을 앓을 때도 나타나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혈뇨와 함께 옆구리나 하복부의 격렬한 통증이 동반된다면 요로결석이 원인일 수 있다. 짙은 콜라 색깔의 소변은 급성신장염이 생겨 적혈구가 과다하게 혈관 밖으로 빠져나갈 때 나타날 수 있다. 또 장시간의 반복 운동이나 신체활동 후 근육통과 함께 갈색 소변이 나오는 경우 근육세포가 파괴되어 배설되는 횡문근융해증의 증상일 수 있다. 방치했다간 신장 기능이 급격하게 저하될 수 있으니 서둘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검은색 소변은 흑색종과 같은 암에서 나타난다.

소변의 거품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이다. 건강한 소변은 거품이 생기더라도 양이 많지 않고 금방 사라진다. 소량의 거품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거품의 양이 비누를 풀어놓은 듯 많고 계속 남아 있다면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오는 단백뇨의 신호일 수 있다. 단백뇨는 신장에 손상이 생겼을 때 혈액 내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다. 또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전신질환의 합병증이 신장에도 발생해 생긴 증상일 수 있으므로 이런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정기적인 소변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단백뇨는 평소에 모르다가 건강검진을 통해 확인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단백뇨가 있을 때 평소 일상생활에서 경험하기 쉬운 동반 증상으로는 부종을 들 수 있다. 기상 후 얼굴과 눈꺼풀에, 오후 무렵 발목에 부종이 생기기 쉽다. 다만 이 증상만으로 단백뇨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정확한 검사를 통해 진단해야 한다. 손쉽게는 시험지에 소변을 묻혀 검사하는 방법도 있지만 정확도가 낮은 편이고, 소변 단백 크레아티닌 비율 검사나 24시간 소변 단백 정량 검사 등이 정확하다. 검사에서 하루 전체 소변 중 단백질의 총배출량이 150㎎ 이상이면 단백뇨로 진단한다.

단백뇨는 만성콩팥병을 비롯해 여러 관련 질환이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징후일 수 있다. 가급적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좋으며 생활습관 관리도 뒤따라야 한다. 혈압과 혈당을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저염식을 병행하는 것이 좋으며 단백질의 과다 섭취는 피해야 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금연과 절주가 바람직하다.

안신영 고려대 구로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단백뇨는 신장 손상의 중요한 징후일 뿐 아니라 당뇨병과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합병증이 진행됐다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면서 “나아가 심혈관질환의 중요한 예후인자이기도 하므로 무증상 단백뇨라도 적절한 식이조절과 생활습관 개선,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변의 냄새와 혼탁도 또한 몸에 생긴 이상을 감지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소변에서 달콤한 냄새가 난다면 당뇨병과 같은 대사장애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당뇨병을 치료받고 있음에도 계속 단내가 난다면 혈당 수치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만약 소변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심하게 난다면 탈수 때문에 소변 농도가 짙어졌을 수도 있지만 요로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퀴퀴한 냄새는 간질환이나 대사장애 때문일 수 있다.

신석준 교수는 “만약 소변이 불투명하고 뿌옇다면 요로감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이 원인일 수 있는데, 혼탁한 소변은 세균이나 세균과 싸운 백혈구의 배출이 원인”이라며 “배뇨 시 통증이 동반되거나 화장실을 가는 횟수가 잦으면 감염증일 확률이 높지만 이러한 증상이 없더라도 소변이 뿌옇다면 감염증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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