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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5일) 뉴스는 단독 보도로 시작합니다.

장마로 땅꺼짐 사고 위험이 커지는 시기를 맞아, 저희 KBS가 서울의 땅꺼짐 안전지도를 만들었습니다.

각 기관에 흩어져 있는 관련 정보 11만 건을 분석하고, 종합했습니다.

그 결과 서울에선 강남 3구와 종로구가 지반 침하 위험이 가장 큰 걸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김우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3월 배달 오토바이 기사의 목숨을 앗아갔던 명일동 땅꺼짐 사고.

20미터 깊이의 사고 현장은 일상을 되찾았지만, 발 밑의 공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병원에 약을 받으러 갔다 오던 길, 노부부가 탄 승용차도 편도 4차선 도로 한복판에서 땅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내가 지나가는 길에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땅꺼짐 사고.

땅꺼짐 위험성을 판단하기 위해 KBS가 확보한 지하 정보는 모두 11가지 종류입니다.

지반침하 사고 이력이나 침하 민원 접수 현황, 10미터 이상 지하 굴착공사 정보가 있고요.

또 지하 공동, 쉽게 말해 빈 구멍이 발견된 위치, 지하 3층 이상 건물 위치도 포함됩니다.

이런 정보들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등 여러 기관 부서에 흩어져 있는데요.

지하 안전 전문가들과 함께 약 11만 건의 정보를 확보해서 분석했습니다.

먼저, 수집된 정보의 주소를 서울 지도에 반영했습니다.

실제 발생했던 땅꺼짐 사고 이력을 입력했더니, 강남구 역삼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 강남구 논현, 삼성동 순으로 많았습니다.

상하수도관 파열과 복구 이력은 강서구 화곡동과 관악구 신림동, 중랑구 면목동 주변에 많이 몰려있습니다.

[김태훈/박사/공간정보품질관리원 실장/KBS 지도 제작 참여 : "어떻게 하면 위치에 대한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정제를 잘 해서 좌표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을까를 가장 신경을 썼고요."]

이런 식으로 관련 정보를 하나하나 겹쳐서 서울 지도 위에 올려봤습니다.

그랬더니, 지반침하 위험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른바 '땅꺼짐 위험 지도'가 완성됐습니다.

정보의 밀도, 즉 위험도에 따라 5단계로 나눠 표시했습니다.

위험도가 높을수록 진한 빨간색으로, 비교적 낮은 지역은 옅게 보이도록 구성했습니다.

먼저 25개 구 단위로 볼까요.

빨간색이 가장 진하게 나타난 곳, 강남 3구와 종로구입니다.

이걸 좀 더 좁혀서 동별로 들어가 보면, 역삼동, 서초동, 그리고 대치동 순입니다.

이들 지역은 어떤 특징이 있길래 땅꺼짐 위험도가 높은 건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단독 보도, 김하은 기자가 이어갑니다.

지반 침하 관련 정보 분포도 서울 전역의 지반침하 관련 정보 분포도. 파란색은 실제 침하 사고, 노란색은 지하 공동 현황, 주황색은 신고 민원을 나타냄.


구별 등급화 서울시 자치구별 땅꺼짐 지도. 색이 진할수록 침하 사고 관련 정보가 밀집된 지역임.


동별 등급화 서울시 동(洞) 단위 땅꺼짐 지도. 색이 진할수록 침하 사고 관련 정보가 밀집된 지역임.

[리포트]

▲[단독] “고밀도 지하 개발 공통점”…곳곳서 땅꺼짐 전조도▲

KBS가 만든 땅꺼짐 위험 지도에서 가장 짙은 색깔로 표시됐던 곳, 바로 제가 서 있는 강남구 역삼동이었습니다.

땅속에서 발견된 빈 구멍과 지반 침하 관련 신고도 이곳이 가장 많았습니다.

최근 5년간 역삼동의 지반 침하 신고는 150여 건.

그다음인 서초와 대치, 방배, 논현동까지 지반 침하가 많았던 상위 5개 동 모두 강남구와 서초구 관할입니다.

이들 지역 모두 고층 건물을 세우면서 지하 3층 이상 깊이로 땅을 파내거나, 지하철이나 주차장 등의 지하 공간 개발 밀도가 높은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해당 지역을 찾아가 보니 굴착공사 현장 주변 도로에 금이 가거나 틈이 생긴 모습이 목격됩니다.

["한 마디 정도 단차가, (땅이) 가라앉았다는 얘기죠."]

대규모 지하 개발이 진행 중인 강남구 영동대로 일대.

지하 40미터 이상 깊이에 GTX와 지하철역은 물론, 쇼핑몰, 전시장과 버스·택시 정류장까지 들어섭니다.

대규모 땅꺼짐의 전조일 수 있는 지형 변화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입니다.

["저쪽도 보면 약간 지금 벌어졌단 말이에요. 공사를 하는 영향에서…."]

1명이 숨진 명일동 땅꺼짐 현장, 2명이 다친 연희동 땅꺼짐 현장도 모두 KBS가 만든 지도에서 지하 10여 미터 깊이의 굴착 공사가 진행 중이고, 땅꺼짐 관련 민원도 집중된 사실이 확인됩니다.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KBS 지도제작 참여 : "지하 굴착을 하다 보면 역시 지하수위가 떨어지거든요. (그러면서) 굴착하는 그 현장으로 역시 이제 그 토사를 가져오기 때문에 공동 현상들이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실제로 땅꺼짐 발생 지역을 선으로 연결하면, 서울 지하철 노선도와 모양이 거의 일치합니다.

지하철 공사가 땅꺼짐 사고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을 뒷받침합니다.

[신효희/국토부 중앙지하사고조사단/KBS 지도제작 참여 : "(땅을) 건드리면은 당연히 그 주변이나 도로 밑에 있는 흙이 가만히 있지 않고 안으로 침하되려고 하는 그런 영향 때문에…."]

이번 분석은 고밀도 지하 개발이 이뤄지는 도심지일수록 땅꺼짐 위험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하은입니다.

촬영기자:최상철 김영환 최원석/영상편집:이진이 이상미/그래픽:김성일 여현수 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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